"건강 챙기고 목회정보도 얻고 일석이조" 목회자 탁구 동호회 '탁월회' 인기

입력 2016-03-31 13:03
지난 28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의왕시 경수대로 예전교회(박건 목사). 30여명의 목사와 사모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탁구를 치고 있었다. 하나같이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어, 실력이 많이 늘었는데…. 집에 있을 때 몰래 연습한 것 아니야. 갑자기 너무 잘해. 하하.”

탁월회 최고령 김광세(75·양평주읍교회 원로)목사가 탁구 상대방에게 한마디 농담을 건네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탁구로 하나가 되는 이들은 목회자 탁구 동호회 ‘탁월회’ 회원들이다.

탁월회는 매우 월요일에 모여 탁구를 치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목회활동이 탁월하게 되는 것을 희망하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탁월회가 만들어진 것은 2008년 9월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중경기노회 목회자들이 먼저 시작했지만 지금은 다른 교단 목회자도 있고 은퇴 목회자들도 많이 참여한다.

오전에 탁구를 친 후에는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먹는다. 그리고 다시 교회 안에 있는 카페에 모여 음료, 과일 등을 먹으며 목회정보를 나눈다.

박건(56) 목사는 “회원들이 돌아가며 점심을 사는데 서로 점심값을 내겠다고 해 대기했다가 밥을 사는 진풍경이 벌어진다”며 “탁구를 처음 치는 초보회원의 경우 코치를 해주는 베테랑 회원들이 있어 무료로 레슨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조금씩 실력이 붙으면서 다른 탁구 동호회와 친선경기도 벌인다. 탁구도 탁구지만 이를 매게로 목회자들이 경조사를 챙겨 주는 등 사랑도 커진다고 한다. 연습 때면 먹을거리를 싸가지고 와서 나눠 먹는다. 외부 강사를 전도특강이나 선교사들의 선교간증도 듣는다. 사과 따기, 고구마 캐기 등 농촌봉사 활동이나 1박 2일 수련회를 함께 다녀오기도 한다. 오는 8월에는 몽골로 단기선교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탁월회 회장 박병열(61·안양감사교회)목사는 “동아리가 활성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이 많이 참여해 주시고, 목회정보도 나누며 형제처럼 지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탁구는 근력과 지구력, 순발력 등을 길러주고 건강에 매우 좋은 운동”이라며 “실내 운동이라 다칠 염려도 없고 운동효과도 큰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은 하나같이 탁구를 삶의 활력소로 꼽는다. 탁구를 치다보면 어느새 생활 속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회원 가운데 60대 사모는 목회가 힘이 들어 우울증이 왔는데 탁구를 치면서 대부분 해소됐다.

남편과 6년째 탁구를 친다는 김정숙(60·평촌반석교회)사모는 “한 주일에 하루 남편과 함께 취미를 같이하는 것이 좋다”며 “목회자인 남편과 탁구를 치며 오래오래 함께 복음을 전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예전교회 탁구장은 지역사회를 위해 설치된 곳이다. 명절을 제외하고 무료로 개방돼 있어 평소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

부곡교회 최충헌(73) 협동목사는 “목회자끼리 탁구를 친다는 자체가 좋다”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의 경조사도 챙기며 형제이상으로 가까이 지내고 있다”고 환히 웃었다(031-453-0091).

의왕= 글. 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