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성교행위를 구매한 남성 49.0%로 추정”(2014년 성매매방지법 10년 토론회)
사회가 체감하는 성매매 산업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사회지도층을 포함한 성매매 추문들이 끊임없고, 최근에는 해외 원정 성매매를 저지른 여성 연예인들이 서울중앙지검에 줄소환됐다. 하지만 선명한 통계들로 확인되는 성매매 업소의 숫자나 성매매 종사 여성의 숫자는 줄어드는 국면이다. 이는 성매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강화될수록 범죄가 음성화돼 실태 파악조차 어려워진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02년 여성부(여성가족부의 전신) 의뢰로 ‘성매매 실태 및 경제규모에 관한 전국조사’ 용역을 수행했다. 조사 결과 2002년 기준으로 업체 5만7900여곳이 성매매 알선업을 영위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최소 33만명의 여성이 ‘전문적(full-time job) 형태’로 성매매에 가담,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형사정책연구원의 결론이었다.
당시 성매매 관련 산업의 경제규모는 2002년 기준 24조원 정도로 추산됐다. 찻집다방업, 간이주점업, 유흥주점업, 유흥무도주점업, 이용업, 마사지업, 노래방운영업 등 7개 업종에서 성매매로 발생한 매출액이 16조5000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전업형 성매매 집결지의 연간 매출액(1조8000억원)과 비업소형 비중까지 고려하면 성 산업의 경제효과는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어섰다.
성매매특별법이 제정 시행된 2004년 이후에는 통계상의 성 산업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와 함께 ‘2007년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의 성매매 업소는 4만6247곳, 성매매 여성은 26만9000여명으로 조사됐다. 성매매 시장에서 거래된 돈의 액수도 14조950억원으로 10조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2010년 여성가족부의 성매매 실태조사에서는 성매매 업소가 4만293곳, 성매매 여성은 14만5600명으로 조사됐다. 성매매 산업의 경제 규모는 6조8604억원으로 더욱 크게 줄었다.
우리 사회의 성매매가 줄어들었다는 통계는 국민정서상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제정신청인의 법률 대리인으로서 지난해 공개변론에 나섰던 정관영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는 “성매매특별법 이후 표면적으로는 성매매 업소가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성매매 산업이 존재하고, 음성적 성매매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말했다. 성매매 업태 역시 집창촌만이 아니며 예상 못할 정도로 다양화했다는 주장이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성매매 산업 겉보기에는 줄어드는데…실상은?
입력 2016-03-31 12:50 수정 2016-03-31 1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