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초짜리 영상에는 사고 당시 상황이 적나라하게 포착돼 있습니다. 영상 소개글에는 2015년 6월 중순 발생한 사고라고 돼있는데요.
사고는 여성 운전자 A씨와 동석한 여성 B씨가 사거리에서 불법 유턴을 하다 발생했습니다.
B씨는 “왜 얘(네비게이션을 가리키는 듯)는 재탐색이야?”라며 “얼른 가. 유턴 해버려. 좌회전 차선이니”라고 말합니다. 네비게이션으로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유턴을 하자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직진 신호라는 점입니다. 또 해당 차선은 좌회전만 허용되고 유턴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영상에는 또 맞은편에서 직진 신호를 받고 달려오는 택시가 포착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A씨는 “오메오메오메. 미안하요잉”라며 불법유턴을 합니다. 맞은편 택시는 결국 A씨의 차량 후미와 추돌한 뒤 오른쪽 인도로 비스듬히 날아가 처박히며 전복됩니다. A씨는 특히 차의 속도를 제대로 줄이지 못해 큰 원을 그리며 맞은편 4차선까지 침범하는 장면이 포착돼 있습니다. A, B씨가 “어떡해”를 연발하며 차를 세우면서 영상은 끝이 납니다.
영상 설명에는 또 ‘광주 양산동에서 벌어진 사고. 영화를 보고 돌아오던 엄마랑 아이가 사고를 당해 엄마가 사망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2015, 광주, 양산동, 불법유턴, 김여사, 택시, 영화’ 등의 키워드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지만 사고 기록을 찾을 수는 없었는데요.
네티즌들은 기가 막힌다는 반응입니다. 불법유턴을 하면서 맞은편 차선조차 보지 않고 심지어 속도를 줄이지 않다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좌회전만 되는 차선이라 유턴도 안 되는 곳에서 차를 돌리면서 맞은편조차 확인하지 않다니!”
“이래서 김 여사 김 여사 하는군요.”
“놀이동산 범퍼카도 아닌데 차를 저렇게 몰다니…”
“이 정도면 운전면허가 아니라 살인면허네요.”
“김 여사의 사망유턴이네요. 애꿎은 저 택시는 어쩌나요?”
일부 네티즌은 영상을 복사해 유명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우리 운전면허는 그동안 ‘물 면허’라는 비난을 샀습니다. 운전면허시험은 2010년 이후 규제완화와 비용절감 차원에서 대폭 간소화됐습니다. 의무교육시간이 60시간에서 13시간으로, 학과시험은 50 문항에서 40 문항으로 각각 줄었습니다. 장내 기능시험 또한 15개 코스에서 2개 코스로 쪼그라들면서 중국 등지의 ‘면허 관광’까지 부추겼다는 망신을 사기도 했습니다. 경찰청은 비난이 빗발치자 운전면허 시험을 다시 강화하겠다고 하는데요.
하루빨리 시험이 강화되길 바랍니다. 그 어떤 비용이라도 사람 목숨 보다 중요하지는 않을테니까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사거리에서 불법유턴을 하면서 맞은편 차선도 안 보고 속도도 안 줄이고. ㅠㅠ 운전면허 정말 강화해야 합니다.
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3월 30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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