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나라 벌써 잊었나, 세월호 안산 현장 찾는 국회의원 후보 극소수 눈총

입력 2016-03-30 21:00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사흘 앞두고 20대 총선이 치러지지만 이번 선거에서 세월호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후보마다 경쟁적으로 세월호 분향소를 찾았던 2년 전 지방선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정부합동분향소가 있는 안산에서마저 이런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 달 13일 치르는 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31일 0시를 기해 시작된다. 후보자들은 이날부터 총선 전날인 다음 달 12일 자정까지 13일 동안 본격적인 유세전에 들어간다.

경기도 내 후보들도 첫 일정으로 현충탑 참배나 새벽 기도, 출근길 인사 등을 계획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새누리당 정미경 수원무 후보는 평소처럼 첫 시작을 새벽 기도로 잡았고, 더불어민주당 이찬열(갑)·백혜련(을)·김영진(병)·박광온(정)·김진표(무) 후보 등은 수원 현충탑 합동 참배로 첫 일정에 나선다.

다만 더민주 백 후보는 현충탑 참배 전에 연중 휴일 없이 24시간 국민 안전을 위해 근무 중인 소방·경찰 관서를 먼저 찾아 격려하기로 했다.

이처럼 도내 총선 후보 상당수가 지역별 현충탑을 참배하거나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출정식을 겸한 출근길 인사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이런 가운데 총선 3일 뒤인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첫 일정을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로 잡은 후보는 거의 없다.

도내에는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외에도 도청 신관과 도교육청 본관 1층에 지금도 분향소가 마련돼 있지만, 수원 후보들은 물론 안산 3개 선거구 여·야 후보들조차도 이런 모습을 찾기 힘들 정도다.

유일하게 더민주 고영인 안산단원갑 후보만이 31일 오전 6시30분쯤 세월호 분향소를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

이와 달리 후보마다 경쟁적으로 세월호 분향소를 찾았던 2년 전 지방선거 때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당시 후보를 비롯해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채인석 화성시장 후보 등이 공식 선거운동 첫 일정을 이곳에서 시작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당선 뒤 가장 먼저 안산 분향소를 찾아 참배했다.

뿐만 아니라 안희정 충남도지사 후보, 이춘희 세종시장 후 등 전국 각지의 후보들도 지역마다 설치된 분향소를 찾았고, 새누리당 대전지역 후보자들은 세월호 분향소에서 합동 추모식을 했다.

고 후보는 “두 가지 선거 목표 가운데 하나가 ‘국민안전 복지국가 실현'이다. 국가가 사회적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라며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는 실종 학생을 비롯한 모든 희생자를 생각하면 선거를 떠나 가장 먼저 찾을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경근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여전히 잊지 않고 세월호 진실을 바라는 많은 국민이 있다는 것을 후보자들은 잊지 않기를 바란다”며 “세월호 참사가 재발하지 않게 올바른 정치, 또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도 당부한다”고 했다.

그는 “고 후보가 당선된다면 지금의 생각 변하지 말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해주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c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