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재일교포 30년 만에 친척과 재회

입력 2016-03-30 20:04
광주광역시가 일본에서 반평생을 살아온 60대 재일교포와 친척들이 30년 만에 재회하도록 주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재일교포 이모(61)씨가 광주에 사는 친척들을 찾기 위해 한국에 입국한 것은 지난 27일.

이씨는 입국 다음날인 28일 광주시청 1층 민원실을 방문해 “일본에서 줄곧 살아오신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이를 광주에 사는 삼촌 가족과 친척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일본에서 가져온 호적 원적부를 민원실 공무원들에게 조심스럽게 보여줬다.

이씨의 딱한 사연을 접한 시 민원실 직소민원 담당공무원들은 출국 전에 이씨가 친척을 만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광주경찰청, 해당 동사무소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결국 신원조회 등을 통해 29일 사촌형 이모(68)씨의 연락처를 어렵게 파악했고 같은 날 오후 2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30년 만에 이씨와 만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씨는 전남 영암에 사는 다른 친척과도 만나 강산이 3번 바뀔 만큼 오랜만에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추억을 쌓았다. 이씨는 짧은 한국 일정을 마치고 30일 오후 일본으로 다시 출국하면서 사촌형 등과의 재회를 약속했다. 이씨의 사촌형은 이날 “사촌 동생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준 광주시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시는 지난 2월부터 생활 속 시민 불편사항을 신속히 해결하고 시민들과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을 ‘직소민원 처리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시는 이씨가 직소민원을 통해 30년 만에 사촌형과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