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전투 총성 울렸다...친박 대 친유승민계

입력 2016-03-30 16:10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 전투 총성이 울렸다. ‘진박’ 후보를 내세운 친박(친박근혜)계와 공천 학살로 탈당한 무소속 친유승민계 후보들 간의 내전이다. 유 의원이 무소속 의원들에 대한 본격 지원에 나서면서 구도도 뚜렷해졌다.

유 의원은 30일 대구 용계동 선거사무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이번 선거에서) 대구는 권력이 아무리 찍어 눌러도, 아무리 핍박해도 절대 굴하지 않는다는 당당함을 보여줘야 한다”며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국민께 떳떳하게 알리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무소속 후보로 나온 대구 동구갑 류성걸 의원, 북구갑 권은희 의원, 수성을 주호영 의원, 경남 밀양·창녕·의령·함안 조해진 의원의 이름을 부르며 “이분들과 같이 손잡고 국회에 돌아가서 어지럽고 무너지는 당을 바로세울 수 있게 꼭 도와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친박계를 향해서는 “무소속 후보들을 두려워하고 무슨 바람이 일까봐 겁을 내는 행태는 도저히 정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2007낸 대선 후보자 경선, 2012년 대선 등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일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여기 계신 분들은 다 당시 박 대통령 때문에 우셨던 분들이 아니냐. 그런 분들에게 사진을 떼라고 하면 되겠느냐”며 존영(사진액자) 논란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유 의원은 발대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저희들은 당선이 되면 당에 돌아간다고 했기 때문에 ‘무소속을 찍으면 야당 찍는 것과 같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유 의원은 31일 류 의원, 권 의원과 공동 출정식을 갖고, 조 의원 출정식 지원유세도 나간다.

친박계는 유승민계 의원들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바람 차단에 나섰다. 최경환 대구·경북권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장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무소속으로 당선돼 오면 입당시킨다고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조원진 의원도 김무성 대표를 향해 “무소속 후보의 복당 문제에 대해 어정쩡한 입장을 갖고 오면 대구시민들은 화가 더 날 것”이라며 “대구는 대구 선거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무소속 의원들과의 대결을 ‘여여’ 아닌 ‘여야’ 구도로 몰아 집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최 의원은 “소위 친박이라는 사람들부터 이제는 친박이란 표현은 하지 않겠다”며 계파 갈등 가라앉히기에도 부심했다.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인한 내홍이 불거질 경우 무소속 후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