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찾은 다한증 치료법, 자율신경조절요법이란?

입력 2016-03-30 13:13

피부관리사인 김 모씨는 근무 중에 조금만 긴장하면 손에서 줄줄 흐르는 땀 때문에 업무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손바닥과 발바닥에 땀이 많이 나는 수족다한증 증상이 어려서부터 있었는데 피부관리 업무를 시작하면서 증세가 심해져서 수소문 끝에 전문병원을 찾게 되었다.

다한증이란 땀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증상을 말하는데 발생부위에 따라 국소적 다한증과 전신적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국소적 다한증은 신체 일부에서 지나치게 땀이 나는 것으로 손바닥, 발바닥, 얼굴, 머리, 겨드랑이 등에 주로 나타난다. 서혜부, 코끝 등에 나타나기도 한다. 몸 전체에서 땀이 과도하게 나는 전신적 다한증은 주위의 높은 온도에 의한 외부적 요인이나 질병에 의해 체온이 상승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적 방법으로 자율신경계 균형을 회복시키는 자율신경조절요법으로 다한증을 치료하여 주목 받고 있는 하나로기한의원 이진화 원장은 “이 병원에서 치료한 다한증 환자들 중 손·발 다한증, 머리·얼굴 다한증 비율이 가장 높고 이어서 전신 다한증, 겨드랑이 다한증, 기타 부위 다한증(사타구니, 회음부, 코) 순서로 많이 분포한다고 밝혔다.

손, 발 다한증 환자군에서는 손과 발의 다한증이 함께 있는 경우가 90% 이상 이었는데 특히 손에서 나는 땀이 더 큰 불편을 초래하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머리, 얼굴 다한증 환자군에서는 머리와 얼굴의 땀이 동시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며 안면홍조를 겸해서 나타나는 경우도 15%를 차지했다.

병원에 내원한 환자 중 손발 다한증과 머리, 얼굴 다한증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발생 빈도가 높고 또한 업무, 대인 관계에서 불편을 느끼는 정도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조금만 긴장하면 손에 땀이 나서 공책이 젖고, 답안지가 축축해지는 수험생들은 손바닥 다한증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몹시 심합니다. 이로 인해 시험을 망치게 된다는 하소연을 듣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 원장의 설명은 수족다한증으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큰지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공기가 덮거나 조금만 긴장하면 혹은 따뜻한 음식, 매운 음식을 먹으면 머리와 얼굴에 땀이 줄줄 흘러 대인관계에 곤란을 겪게 되는 머리다한증, 안면다한증 역시 그 불편이 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요한 자리에서 얼굴에 땀이 줄줄 흘러 긴장을 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는 직장인, 얼굴에 땀이 너무 나서 화장 한번 제대로 할 수가 없다는 여성 등 이 원장이 전하는 사연을 들으면 하나로기 의료진이 지난 20년간 꾸준히 다한증 치료법을 연구해온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하나로기한의원에서는 다한증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여기에 환자 개개인의 체질적 특징을 결합하여 장부(臟腑)기능의 허실을 파악, 조절함으로써 다한증을 치료한다. 이 과정에서 뇌와 교감신경의 흥분을 안정시켜 땀샘 조절능력을 회복시키는데 이 치료법을 자율신경 조절요법이라고 한다.

심담허겁(心膽虛怯)형 다한증은 신경이 예민하거나 불안, 긴장,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이 유형에서는 교감신경이 항시 흥분되어 조금만 정신적 압박을 받아도 바로 손, 발, 머리, 얼굴에 땀이 나며, 이 상태가 지속될수록 다한증이 심해진다. 심장과 담(膽, 쓸개)의 기운을 강화하는 심담강화(心膽强化)요법으로 교감신경의 흥분을 안정시키고 자율신경계 균형을 회복시키면 효과적으로 치료된다.

열성 체질(熱性體質)형 다한증은 체질적으로 속 열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열성 체질에서는 체열 조절을 위해 생리적으로 땀이 많이 분비되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고 교감신경이 흥분된 상태가 오래되면 점차 땀샘조절 기능이 상실되어 다한증이 발생한다. 이 경우는 간(肝)과 위(胃)의 열을 식히는 한약 처방으로 교감신경의 흥분을 안정시키고 땀샘 조절 능력을 회복시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허냉(虛冷)형 다한증은 원기(元氣)가 떨어지거나 체질적으로 원기가 약한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원기가 허하면 몸에서 진액(津液, 수분)을 제대로 간직하지 못하여 땀이 과도하게 분비되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자율신경계의 땀샘 조절 능력이 상실되어 다한증이 심해진다. 이 경우는 폐(肺)와 비장(脾臟)의 기운을 보하여 자율신경계 균형을 회복시켜 다한증을 치료한다.

이 원장은 “생태병리적 관점에서 다한증 유형을 분류하고, 다시 체질적 특징을 결합하여 오장(五臟)의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다한증을 치료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율신경계의 땀샘 조절기능이 회복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치료 기전을 설명하면서 다한증 치료는 일시적으로 땀샘을 막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 발생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