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자금줄·재태크용 크라우드 펀딩 승승장구 중

입력 2016-03-30 12:49 수정 2016-03-31 12:59

크라우드 펀딩이 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것은 ‘대출형 펀딩’이다. 대부업체를 자회사로 둔 온라인 사이트가 투자자를 모아 기업이나 개인에게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는 8퍼센트, 테라펀딩 등 10개 업체가 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의 시장 규모는 52억원이었다. 가장 규모가 큰 업체인 8퍼센트는 2014년 11월부터 누적대출액이 177억원으로 대출건수가 1000여건에 달한다.

제도권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벤처기업·소상공인들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제도권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은행담보 때문에 부담이 컸다”며 “크라우드 펀딩은 담보 부담이 없고 일반 대부업체보다 금리도 낮아 벤처기업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말했다. 패션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제조·판매하는 자출족닷컴(자전거 출퇴근 족을 위한 온라인 쇼핑몰)은 최근 크라우드 펀딩으로 1억원을 대출 받았다. 자출족닷컴은 2013년부터는 매년 30~40%씩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필요한 자금이 많아졌다. 조성환 자출족닷컴 이사는 “기업이 성장기에 받을 수 있는 정부 자금이 많이 없었다”며 “주변의 추천으로 크라우드 펀딩 회사인 8퍼센트와 함께 1억원을 투자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달 초 1억원을 대출 받은 자출족닷컴은 이를 자전거 부품을 매입하는 데 쓸 예정이다.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공공조달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조달 간접투자업체 인콘도 지난 1월 8퍼센트를 통해 5000만원을 모았다. 조시형 인콘 차장은 “은행권 대출은 기업평가가 정량적으로만 이뤄지는데 크라우드 펀딩 업체는 정성적 지표로 해당 기업의 가능성을 봐줬다”며 “그 덕분에 5%대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투자자들의 만족도도 크다. 직장인 윤모(26)씨는 지난해 12월부터 한 크라우드 펀딩 업체에 5만원, 10만원씩 소액투자를 10여 차례 해왔다. 윤씨는 은행금리가 낮다보니 크라우드 펀딩에 관심을 갖게 돼 총 200여만원을 투자했다. 윤씨는 “원하는 분야에 원하는 만큼만 투자할 수 있는 점이 좋다”며 “이율도 평균 8%가 넘어서 만족스런 상태”라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