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외국인직접투자 증가율, 전세계 절반에도 못미쳐…해외 추세와 엇박자

입력 2016-03-30 12:28
LG경제연구원 제공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해외투자 증가율이 전세계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으로 투자금을 끌어들이려는 경쟁이 전세계적으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는 셈이다.

LG경제연구원은 30일 ‘전세계 투자유치 경쟁 치열해지고 있다’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전세계 외국인직접투자는 연평균 11%씩 증가했으나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는 연평균 5%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명목 국내총생산(GDP)대비 외국인직접투자 비중도 세계 평균에 비해 크게 뒤쳐졌다. 우리나라의 명목GDP대비 외국인직접투자 비중은 2010~2014년 평균 12.7%로 신흥국 평균(32.2%), 전세계 평균(31.3%)에 크게 못미쳤다. 연구원은 “우리 주력산업들의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지고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해외로 향하는 직접투자 금액은 지난 10년간 4배로 확대됐지만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는 1.6배 증가에 그쳐 우리나라는 해외투자 순유입국에서 순유출국이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해외직접투자로 우리나라에서 유출되는 자금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8% 이상 증가, 선진국 평균(10%)에 비해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덧붙였다. 직접투자가 늘면서 우리업체들의 해외생산 비중은 빠르게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진출 초기에는 해외생산이 국내 고용과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점차 그 효과가 둔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2000년대 초반에는 해외법인에서 필요한 인력을 국내 채용을 통해 조달함에 따라 고용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최근 생산직뿐만 아니라 관리직 인력도 현지 채용 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해외 생산을 통해 국내인력 고용이 확대되는 효과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침체된 국내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외국인투자유치가 중요하다.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선임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외국인직접투자 유치의 중요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바이오, 항공 등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고부가가치 업종의 외국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기술 파급이 저성장에 빠진 국내 경제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도 규제개혁, 생산여건 개선 등을 통해 해외직접투자 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