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이 모여 지역 관광 자원을 찾아내고, 관광객을 불러 모아 소득을 창출하는 ‘관광 두레’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관광두레’는 ‘관광’이라는 비즈니스와 ‘두레’ 라는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를 결합한 개념이다. 주민공동체 기반의 관광사업체를 창업·육성해 지역 관광자원의 연계 및 지속적 성장을 유도하는 새로운 지역관광개발 모델이다. 주민과 소통 없이 진행되는 관광 난개발로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는 현실에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관광 패러다임이 절실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사업 진행 4년만에 29개 지역, 148개 사업체를 중심으로 1400여명의 주민이 참여하고 있다.
남해의 아름다운 절경과 어우러진 이국 정취…경남 남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월별 가볼만한 곳’에 빠지지 않는 경남 남해.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지역주민들의 정성이 더해져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남해군 관광두레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두레센터에서 2년간 우수평가를 받았다. 귀촌한 파독 광부 간호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독일마을행복공동체, 베트남과 캄보디아 중국 등지에서 시집 온 다문화이주여성들로 구성된 보물섬다이아, 남해군내 마을로 구성된 왕지등대마을, 두모마을, 꽃내마을 등 6개 조직으로 관광두레를 구성했다. 각 조직에는 남해로 귀촌한 주민들이 재능을 기부하면서 핵심 조직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남해관광두레 조직 중 기획두레조직인 보물섬다이아에는 2007년도 남해로 귀촌한 알핀로제 서정은 대표가 수공예 악세사리 관련 재능기부로 남해다문화이주여성들과 함께 핸드메이드제품을 기획·개발 중에 있다. 또 남해독일마을맥주축제에 축제기념품 및 맥주향초를 선보여 관광객들에서 아주 좋은 호응을 받았다. 최근에는 남해독일마을과 함께 협업으로 독일의 상징물을 디자인하고 독일마을 관광기념품을 기획?개발했다. 대표적인 귀촌성공사례다.
남해군은 또 귀농귀촌에 적극적인 계획 및 실행으로 귀농·귀촌센터와 아카데미 등을 운영, 도시민의 알찬 귀농생활을 유도하고 현지적응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귀농어업인·귀촌인 지원조례를 개정하면서 타 지역과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았다.
그 결과 2013년 113세대 265명, 2014년 222세대 376명의 귀농·귀촌인을 유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33세대 447명을 유치하는 등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인 ‘2016 도시민 농촌유치지원사업’ 대상 지자체로 선정돼 3년간 귀농·귀촌인 유치 사업을 위한 6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귀농카페와 인터넷 귀농귀촌 방송국을 운영, 귀농귀촌 상담 및 정보 제공을 더욱 활성화하고 지역민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용 CD를 제작, 귀농귀촌인과 지역민의 화합을 도모할 계획이다. 또 지역민을 대상으로 귀농귀촌 긍정적 이미지 확산을 위한 귀농귀촌인 자원봉사단도 결성할 계획이다.
미래의 고향, 여수의 품에 안기다…주민과 귀촌인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현안 해결을 통한 성공적 정착의 밑그림
전남 여수는 두레를 바탕으로 ‘새로운 고향을 만드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여수관광두레는 여수를 새로운 고향으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미래의 고향은 이런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설렘과 포근함을 간직한 도시 그리고 섬을 만드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비렁길 생태탐방로로 유명해진 금오도에는 마을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영농조합법인버들인’을 결성하여 폐교를 리모델링한 캠핑장을 운영 준비 중이다. 또 금오열도의 로컬푸드를 유통하고, 금오도 내의 모든 마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영어영농조합법인금오도’가 청년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금오도와 다리로 연결된 안도에는 ‘동고지명품마을주식회사’를 중심으로 국립공원 명품마을의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활용하여 어가펜션, 어가민박, 어가식당 등을 주식회사로 경영하고 있다.
전복과 막걸리가 유명한 개도는 주말에 만나는 섬마을 사람들을 주제로 농어촌휴양마을로 지정됐다. 신흥마을 주민들의 적정수준을 통해 마련된 가족과 청소년을 위한 어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신흥영어영농조합’이 있다.
숨쉬는 연안, 살아있는 갯벌이 있는 여수 여자만에는 생태휴양관광을 주제로 지역의 생태예술가와 공예작가들을 중심으로 ‘여자만사람들’이 조직화되어 있다. 향후 생태체험여행과 공동 체험, 전시판매장 등을 구상 중이다. 이를 사업자협동조합형태로 발전시켜 여자만 인근 소라면과 화양면 일대의 도예체험장, 천연염색체험장, 한지공예, 인테리어공예, 펜션과 찻집 등을 운영하는 작가와 사업자들이 모여 여자만 생태체험 통합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젊은 개별여행객들의 여수 간편 먹거리를 위해 ‘수-레인보우협동조합’은 일제강점기 여수를 컨셉으로 ‘여수1923’이라는 푸드카페를 운영 중이다.
이들 관광두레의 뒤에는 관광두레 육성조직을 든든히 이끌고 지원하는 ‘디스커버리 인 여수(DISCOVERY IN YEOSU)’가 있다. 여수 주민주도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자원조사와 기획, 코스디자인하고, 직접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전문가 집단이다.
관광두레 정태균 여수PD는 “올해는 여수의 미래를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섬 지역에 두고 현지 주민과 귀촌인들의 협력된 의지로 공동체 복원과 지역자원을 파악해 관광비즈니스를 통해 안정적 삶터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의 심장, 새로운 시작, 미라클 연천
경기도 연천군의 관광두레는 이제 막 2년차에 접어들었다. 수도권에 위치했지만 지역특성상 귀농이나 귀촌이 원활이 이루어지는 지역은 아니다. 1차 산업인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주민들이 대다수인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천이 바뀌고 있다. 3번 국도와 37번 국도의 확장공사로 도시에서의 접근이 용의해지고, 경원선의 국철화로 많은 관광객의 접근이 쉬워지고 있다.
연천군은 귀농·귀촌을 장려하기 위해 2013년부터 이사비용 등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사비용은 최대 100만원까지, 장학금은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한다. 2014년에만 127가구가 지원을 받았고 2015년에는 62가구가 지원혜택을 받았다. 2016년에는 지원의 규모가 많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귀농·귀촌 탐방 및 체험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수농장 및 교육생을 선정, 연수지원 등 다양한 귀농·귀촌 지원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성과로 2013년에는 귀농·귀촌 우수시군으로 선발되기도 하였다.
연천군 관광두레는 4개의 주민공동체가 주민여행사, 카누 지질투어, 군대문화 카페, 반합 참게라면을 주 아이템으로 사업을 진행·추진하고 있다. 이들 주민공동체는 접경지역, 군사지역이라는 이질적인 이미지를 감추기보다 그것을 들어내 관광상품화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임진강 최상류에 위치한 삼거리청년회는 ‘전방의 아침’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의 유휴자원을 활용한 군대문화 카페를 운영할 계획을 갖고 관광객에게 군대생활의 추억과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나아가 게스트하우스 ‘영창’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마을을 군대문화 테마공원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또 2015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되어 생태환경도시로 새롭게 탈바꿈하려는 연천군의 군정에 발맞추어 한탄강 지질공원 활용한 지질트레일, 카누체험상품을 진행 중인 가사평마을 주민공동체가 주목받고 있다.
연천군 관광두레는 최전방 군사지역이라는 고질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청정한 생태환경도시로 새롭게 탈바꿈 하려는 연천군과 주민의 열정을 통해 함께 발전하려 노력하고 있다.
전재우 기자
지역 관광 발전을 우리 손으로…전통적인 공동체 문화 ‘두레’, 관광에 접목
입력 2016-03-30 1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