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블링큰 부장관, "북핵 지속되는 한 사드 배치 불가피"

입력 2016-03-30 10:10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은 29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추구하는 한 중국이 반대하더라도 한반도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블링큰 부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강연을 통해 “북한이 지금과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지속한다면 우리 스스로와 동맹·우방국들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중국이 (사드 배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알지만, 이것은 우리가 취해야 할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소형화된 핵무기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더욱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지도자가 있어 북한의 위협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사드의 기술적 성능과 제원을 설명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힌 그는 “미국은 사드가 무엇인지, 그 기술이 어떤 것인지,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설명할 준비가 돼있다”며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31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의의 최대 의제는 ‘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의의 초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이라며 “3국 정상이 독자 또는 집단으로 추가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큰 부장관은 “중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를 지지하고 이행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은 앞으로 결의를 이행하는 데서 지도적 역할을 해야 하며 이는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분명한 역할이 있다”며 “중국과 북한은 특수한 경제관계에 놓여있어 비록 영향력이 줄어들더라도 지렛대는 여전히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