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승 추일승 “연고대 안나온 나같은 사람이 주류…폴 포츠 보면서 ‘I win' 가슴에 새겼다”

입력 2016-03-29 22:39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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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고양 오리온을 프로농구 챔피언으로 이끈 추일승 감독은 “학교를 어디 나왔느냐가 중요하지 않다”며 “오히려 연고대를 나오지 않은 사람이 이 세상에 더 많이 살아가기 때문에 나 같은 사람이 주류”라고 말했다.

추 감독은 29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을 끝내고 가진 인터뷰에서 ‘비주류에 대한 설움’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추 감독은 농구 변방으로 일컬어지는 홍익대 출신이다. 추 감독은 “주류나 비주류냐, 우승을 못했다는 말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올 시즌 프로농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비주류라 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노력한다면 죽을 때까지 우승 못해도 자식이나 누구한테도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추 감독은 2003년 프로 지휘봉을 잡은 후 13년 만에 처음 우승을 맛봤다. 그는 “정말 우승하면 원 없이 울고 싶었다. 그런데 하도 점수 차가 많이 나서 울음도 안 나오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래도 우승으로 그동안의 한을 푼 것을 감추지 않았다. 추 감독은 폴 포츠가 부른 노래 중 마지막 구절이 ‘빈체로’라는 단어다. 영어로 따지면 'I win'이다. 꼭 그 말을 새기면서 한 게임 한 게임 이기고 싶었다.

추 감독은 플레이오프 때 울산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예감했다고 했다. 그는 “모비스전이 까다로웠는데 선수들이 팀 디펜스를 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 정도면 어떤 팀하고도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아쉽게 내줬지만 그 때 ‘우리 수비가 되는구나’라는 걸 느끼면서 2차전부터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양=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