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근혜) 후보’와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무소속 의원들 간 대립 구도가 형성된 대구 지역 총선 결과는 향후 여권의 권력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진박 패배, 무소속 승리’로 끝날 경우 12개 지역구 중 5곳에 ‘대구 반란’의 깃발이 꽂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현실화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까지 가시화될 수 있는 만큼 진박 후보들은 비장한 결의를 다지며 선거에 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막강한 대구에서 29일 유승민계 의원들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판세는 안갯속이다. 동갑에서 우여곡절 끝에 단수추천 공천을 받은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맞붙게 된 류성걸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소속 권은희 의원과 새누리당 정태옥 후보와의 북갑 지역도 승패는 예측불허다.
대구 무소속 출마의 중심인 유 의원은 자신의 지역(동을)에 새누리당 후보가 나오지 않게 돼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은 상황이다. 자신의 정치 행보와 맞물려 있는 류·권 의원 당선을 위한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진박 후보와 맞대결을 벌이게 된 무소속 주호영(수성을) 의원의 당락도 ‘대구 무소속 바람’의 한 축이다. 주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가운데 여성우선 추천으로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이인선 전 경북도 부지사가 추격하고 있다.
진박 후보들도 “무소속 바람은 일지 않을 것”이라며 연대 전선을 구축했다. 막판 무공천 결정 위기에 내몰렸던 정 전 장관과 추경호(달성) 전 국무조정실장, 이 전 부지사는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들 집안싸움 구도와 달리 여야 후보 간 맞대결이 벌어진 대구 수성갑 지역도 초미의 관심사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이 지역 수성전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 무소속 반란에 이어 야당의 깃발마저 꽂히게 될 경우 여권으로선 치명적인 내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대구 무소속 반란 가능할까
입력 2016-03-29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