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송혜교 인중처럼 똑같이요!’ 강남 일대 성형 바람

입력 2016-03-29 18:02

최근 서울 강남 일대 성형외과에서 ‘인중(人中)’을 줄이는 수술이 유행하고 있다. 배우 송혜교, 가수 수지 등 ‘인중 미인’이 인기를 끌자 인중 길이를 짧게 만들려는 젊은이들로 문전성시다. 인중은 코와 윗입술 사이 오목하게 골이 진 부위다.

강남의 A성형외과 원장은 29일 “인중 축소수술을 한 달에 10번 정도 하고 있다”면서 “예전에 비해 3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TV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뜨고 있는 송혜교의 인중처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많다”고 전했다. 수술을 원하는 이들 가운데 70%는 20~30대 여성이라고 한다.

왜 젊은 여성들은 인중 축소수술에 관심을 가지게 됐을까. 이는 바뀌고 있는 ‘미인의 기준’과 관련이 있다. 과거엔 전지현, 한예슬 등으로 대표되는 ‘좌우 대칭의 갸름한 얼굴형’이 미인의 상징이었다. 최근에는 얼굴의 상하 균형이 새로운 미인 조건으로 떠올랐다.

한 미용성형 전문의는 “인중 길이는 전체 얼굴 길이뿐만 아니라 안면부 부조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대개 인중이 길면 실제보다 더 나이가 들어 보이고 얼굴도 길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상적인 인중 길이로 18~20㎜를 꼽는다. A성형외과가 인중 축소수술을 원하는 57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이상적인 인중 길이보다 5.7~7.7㎜ 긴 것으로 나타났다. 긴 인중은 유전적으로 타고 나거나 치아 돌출 교정 이후 길어질 수도 있고 피부 노화로 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인중 길이를 줄여가면서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하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새로운 성형수술 시장을 만들려는 일종의 상술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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