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이태원 살인사건’ 재판…패터슨 "나는 진범 아냐"

입력 2016-03-29 15:53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형이 선고된 아서 존 패터슨(37)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나는 죽이지 않았다”며 거듭 무죄를 주장했다. 1997년 당시 수사 검사였던 박재오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청이 기각되자 “왜 (신청을) 받아주지 않느냐”며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준) 심리로 29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패터슨 측은 “1심은 (내가) 피가 더 많이 묻었다는 이유로 진범이라고 판단했다. 너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왜 범행 현장인 화장실에서 칼을 들고 나와 이후 도랑에 버리기까지 했느냐”고 묻자 패터슨은 “나는 당시 너무 어렸고 어리석었다. 두려운 마음에 칼을 들고 나왔다”고 했다.

이날 재판부는 패터슨 측이 신청한 박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기각했다. 박 변호사는 1997년 사건 발생 당시 리를 진범으로 기소한 검사다. 패터슨은 “왜 우리의 증인 신청은 받아주지 않고, 검찰 쪽 증인 신청은 다 받아주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가 “증거법 상 수사 검사의 법정 증언은 결국 자기 의견·판단을 얘기하게 돼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패터슨은 “20여년전 사건에서 나를 위해 증언할 수 있는 사람들이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 측 항소 이유는 1심에서 거듭 주장한 내용으로 새로운 내용이 일체 없다”고 짧게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두 번째 공판을 열고 패터슨과 리의 지인에 대한 증인 소환 통보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