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종교개혁은 교회의 부패와 십자군 운동의 영향으로 촉발됐다.”
혜암신학연구소가 28일 서울 안암동 연구소에서 개최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강좌에서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사진) 박사는 이 같이 주장했다.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이 박사는 로마가톨릭의 부패요인을 ‘교황무오설’과 ‘성직자 계급 제도의 폐단’으로 꼽았다. 이 박사는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인식 되면서 성서의 최종 해석권을 가졌고, 교리와 신조를 제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 신학자들에게는 학문적 결론을 낼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성직자들 역시 사도전승사상에 따라 높은 지위를 가졌으며 은혜의 유일한 매개자로서 신도들의 삶에 개입하는 특권을 누렸다”며 “반면 평신도들은 성서에 무지했고, 피동적이었으며 금욕적 삶을 살았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로마가톨릭에는 공로를 세워야 구원을 받는다는 인식이 강해 신자들은 큰 부담을 안고 살았고 자연히 내세를 소망하게 됐다”며 “이에 개혁운동들이 시작됐고 평신도인 왈도는 신학적 개혁, 위클리프는 교황무오설 부정, 교권과 왕권의 분리, 토지 개혁 등을 시도했으며 얀 후스도 성서의 개방 등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또 십자군 운동이 종교개혁이 일어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100년 이상 지속 된 십자군 운동을 통해 동서교역과 동방희랍 문명이 서양에 도입됐다”며 “당시 종교 중심의 폐쇄적 문화를 가지고 있던 서방에 동방의 인문주의적 사상과 철학 등이 유입됐고 이는 예술과 문화, 그리고 종교에 이르기까지 서방사회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풍조는 교회에도 영향을 미쳐 에라스무스가 라틴어 성서를 헬라어로 번역하는 등 새로운 경건운동을 태동하게 했고 결국 루터와 츠빙글리, 칼빈 등으로 이어지는 종교개혁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혜암신학연구소는 3~6월(봄학기)과 9~12월(가을학기)에 소규모 신학 강좌를 진행한다. 봄학기에는 이 박사와 강근환 서울신대 전 총장, 이양호 연세대 명예교수와 김주한 한신대 교수가 강의한다. 강좌는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열린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십자군 전쟁, 종교개혁에 영향..." 혜암신학연구소 강좌서 이장식 박사 주장
입력 2016-03-29 15:02 수정 2016-03-29 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