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의 간을 떼먹은 50대가 쇠고랑을 찼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장기매매 알선을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 간기능검사 비용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안모(53)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안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경기, 부산, 광주 등 전국의 터미널, 역, 종합병원 등의 공중화장실에 ‘장기 삽니다. 간 1억원, 신장 1억5000만원’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게시한 뒤, 이를 보고 연락해온 A씨(54) 등 피해자 20여명으로부터 간기능검사 비용 및 신분세탁 명목으로 1인당 약 70만~300만원씩 총 4500만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피해자들로부터 연락이 오면 우선 지역의 병원을 안내해주며 3~4만원이면 가능한 기능검사를 받게 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은 안심시킨 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정밀검사, 신분세탁 등에 비용이 든다며 미리 개설해 놓은 대포통장에 입금시키는 수법으로 돈을 편취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 일용직 근로자, 사업 실패자 등 사회적 약자 이었다”며 “피해자들은 불법이라 신고도 못하고 더욱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안양=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벼룩의 간을 떼먹은 못쓸 50대
입력 2016-03-29 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