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카스트로 만날때 손목꺾은 건 '저항의 표시'

입력 2016-03-29 13:07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장에서 양손을 들 때 오바마 대통령이 손목을 꺾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ABC뉴스 홈페이지 캡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역사적인 미국-쿠바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이 함께 팔을 들어올리는 순간 손목을 꺾은 이유가 ‘불만’을 드러내기 위한 차원이 맞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당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회견장에서 일방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번쩍 들어올렸고, 오바마 대통령은 그 순간 손목을 아래쪽으로 꺾어 마지 못해 손을 든 것처럼 비춰지게 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에 따르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된 질문에 “카스트로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손을 들어올림으로써 뭔가 통큰 합의를 한 것처럼 보이고 싶어했을 것”이라며 “그걸 알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저항(resist)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니스트는 “회견에 앞서 두 정상은 여러가지 관계정상화 의제들 가운데 어떤 것을 우선시할지에 대해 의견차가 많았다”면서 “그런 게 회견장에서도 (손목 꺾임) 등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니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사전에 카스트로 의장이 갑자기 손을 들 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누가 어떤 행동을 할지는 몰랐겠지만 적어도 오바마 대통령은 84세의 카스트로 의장이 여전히 아주 민첩한 반사신경을 가졌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