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고 싶으면 과장 잘 모셔라” 여경 술자리 불러내 성추행 한 경찰간부들

입력 2016-03-29 10:22 수정 2016-03-29 11:26

경찰 간부들이 부하 여직원을 술자리로 불러내 성희롱하고 성추행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9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10시쯤 남부경찰서 소속 A경정은 울산지방청 기동대 소속 B경감과 술을 마시다가 자신이 과장으로 있는 부서의 여직원인 C경장을 불러냈다. 당시 술자리에는 A경정 등과 친분이 있는 민간인도 한 명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B경감은 C경감에게 “승진하고 싶으면 (A경정에게) 잘해야 한다”며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고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을 이어갔다. B경감뿐만 아니라 술자리에 있던 A경정 등 모두 C경감을 향해 낯 뜨거운 희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C경감이 다른 여경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알려졌다. 울산경찰청은 28일 A경정과 B경감을 대기발령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인 C경감에 대한 조사만 이뤄진 상태”라며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징계 절차와 함께 직무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울산에서는 올 초 초급간부가 만취한 부하 여경을 모텔에 데리고 갔다가 파면됐다. 또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달아난 경찰관이 1계급 강등됐으며, 부하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하던 2명이 감찰조사를 받는 등 경찰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전남지방경찰청 여수경찰서 소속 E(47)경위가 지난달 29일 오후 10시30분쯤 여수 시내의 한 술집에서 F(여·30)경사의 치마를 들추는 등 성추행을 벌이다 직위해제됐다. 당시 이들은 인사발령 후 회식을 하다가 우연히 만나 합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E경위는 만취한 상태에서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