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페라의 계절…국내 초연 드보르자크의 '루살카' 등 4~5월에 대작 오페라 8편 줄줄이

올봄 오페라가 풍년이다. 4~5월 서울에서 무대에 올라가는 대형 오페라만 8편이다(표 참조). 이탈리아 오페라가 주를 이루긴 하지만 바로크 오페라와 체코 오페라 등 평소 잘 공연되지 않는 레퍼토리도 포함돼 있다. 오페라 팬에게는 귀가 호강하는 계절이 될 것 같다.

국립오페라단은 4월 8~9일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와 4월 28일~5월 1일 드보르자크의 ‘루살카’를 선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는 ‘라트라비아타’는 국립오페라단에서도 여러 차례 만들어졌지만 2014년 프랑스 출신 연출가 아흐노 베르나르가 연출한 이번 프로덕션은 초연 당시부터 호평을 받아 3년째 매년 공연되고 있다.

‘루살카’는 드보르자크가 쓴 오페라 가운데 체코 이외의 나라에서도 사랑받는 대표적 작품이다. 물의 요정 루살카의 슬픈 사랑을 그린 스토리는 체코판 ‘인어공주’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아리아가 많지만 1막에 나오는 ‘달에게 바치는 노래’는 특히 유명하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단장으로 취임한 김학민 단장이 연출가로서 어떤 솜씨를 보여줄지 관심이다.

최근 국내 민간 오페라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솔오페라단과 수지오페라단은 각각 4월 8~10일 푸치니의 ‘투란도트’와 4월 15~17일 베르디의 ‘가면무도회’를 준비중이다. 두 작품 모두 이탈리아 출신 창작진과 스타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것이 특징이다.

솔오페라단이 푸치니 페스티벌과 공동제작하는 ‘투란도트’에는 조반나 카솔라, 루벤스 펠리짜리 등 이탈리아 출신 스타 성악가들이 주역으로 대거 출연한다. 수지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는 도니제티 극장 예술감독인 프란체스코 벨로토가 연출하며 프란체스코 멜리와 데비드 체코니 등이 참여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5월 4~8일 코믹 오페라의 대명사인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을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한국에서 푸치니의 ‘일 트리티코’를 선보여 호평받았던 이탈리아 여성 연출가 크리스티나 페쫄리가 온가족이 감상할 수 있는 동화 같은 오페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부문 아시아인 최초 우승자인 소프라노 홍혜란을 비롯해 최근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솔리스트로 활동중인 성악가가 대거 출연한다.

5월엔 올해 7회를 맞는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린다. 오페라 대중화를 위해 민간 오페라단 중심으로 열려온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은 올해 심사를 거쳐 대극장 오페라 3편과 소극장 오페라 2편을 선정했다. 대극장 오페라 3편은 한국 오페라계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던 민간오페라단 ‘빅3’가 선보이는 것이다.

한국오페라단은 바로크 오페라의 대표작인 헨델의 ‘리날도’를 5월 6~8일 공연한다. 카스트라토를 소재로 한 영화 ‘파리넬리’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아리아 ‘울게 하소서’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십자군 장군 리날도와 연인 알미레나가 고난 속에서 사랑을 완성해 가는 내용이다. 지난 2007년 피에르 루이지 피치 연출 ‘리날도’를 국내 초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한국오페라단은 이탈리아 로마극장 연출가를 역임한 마우리지오 디 마띠아에게 연출을 맡겼다.

베세토 오페라단은 5월 19~21일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로 관객을 만난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베르디 작품 중에서도 계급 문제 등 사회비판적 성격이 강하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 등 아름다운 아리아가 즐비해 ‘라트라비아타’ 못지 않게 자주 공연된다. 2012년 초연 이후 4년만에 다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독일 베를린오페라 음악감독 역임한 뤼디거 본이 지휘를 맡았다.

글로리아 오페라단은 5월 27~29일 프랑스 오페라의 대표작인 비제의 ‘카르멘’을 무대에 올린다. 오페라를 본 적 없는 관객일지라도 내용과 아리아를 알 정도로 친숙한 작품으로 이탈리아 베르가모오페라극장 예술감독인 연출가 프란체스코 벨롯또가 어떤 새로운 무대를 보여줄지 관심이다.

소극장 오페라로는 국내외 현대오페라 2편이 준비됐다. 강숙자오페라라인은 5월 6~8일 미국 현대오페라 작곡자 세이무어 바랍의 ‘버섯피자, 자인오페라앙상블은 5월 13~15일 ‘쉰 살의 남자’를 공연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