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의 페이스북 글이 논란이다.
주 기자는 지난 25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을 비교하며 권력 세습을 비판하던 자신이 계면쩍었다고 밝혔다.
그는 "김일성의 손자와 박정희의 딸이라니… 박통이 당선됐을 때, 김정은 권력 세습 비판하던 나는 게면쩍었다(계면쩍었다의 북한 말)"며 "'저긴 스스로 아버지 권력을 물려받았지만, 우린 국민이 뽑았다고?' 나는 그게 더 부끄러웠다"고 적었다.
주 기자는 한 발 더 나갔다. "북한 사람들보고 이것이 바로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 정신에 충만된 국민들의 자랑스러운 선택이라고 어찌 말할 수 있는가"라며 "요새 새누리 하는 거 보니 다시 북한 비판하기 쪽팔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반짜리 권력에 저리 필사적으로 아부하는 자들을 보니, 끝이 어딘지 모르는 김정은 앞에서 설설 기는 북한 고위 간부들을 뭐라고 비판한단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그러자 페이스북에는 "어처구니 없는 궤변" 이라는 비난과 함께 "바른말 했는데 왜 욕들을 일인가?"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주 기자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27일과 28일 다시 페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갑자기 페이스북이 소란스러워졌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주제가 됐기 때문으로 보이는데...내 글의 요점은 박통이 독재자의 딸이기 때문에 나쁘다는게 아니라 우리 나라 저질 정치 생태계에 대한 실망과 같은 글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나는 얼룩개구리이다. 이 페이스북만큼 좌에서 우로 스펙트럼이 넓은 곳도 드물 것이다. 차라리 성향이 선명하면 욕 먹을 일도 없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아래 글 보면 이해되실거라고 본다"며 임수경 관련 기사를 링크했다.
이어 "빨갱이와 종북 박멸에 인생 걸고 투쟁하시고 좌우가 선명해야 안심이 되는 분들(당연히 대다수가 50대 이상인) 덕분에 어제 오늘 제 페북이 먹이감 됐나봅니다"라며 "제가 제일 싫어하고 제일 증오하는게 김정은 일가인데 그 김정은이가 봤음 주성하를 매도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라도 할 판이군요"라고 적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