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앞두고 야권 내전 중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프레임 전쟁’이 격렬해지고 있다. 더민주 지도부는 ‘야권연대’를 합창했고, 국민의당은 ‘무능한 야당 대체’로 맞서고 있다. 야권연대를 두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명분과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두 당’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연대 거부는 이적행위”=더민주 지도부는 28일 선대위 회의에서 한목소리로 야권연대를 외쳤다.
김진표 선대위 부위원장은 “경제무능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야권이 연대해야 한다” 며 “이와 반대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에게 묻고 싶다. 야권이 분열하면 장막 뒤에서 웃을 세력이 누구겠냐”고 말했다. “야당간의 경쟁은 잠시 미뤄두고 힘을 합쳐 정부· 여당의 독주를 막아내야 한다(진영 부위원장)” “초가삼간 다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이근식 부위원장)”는 등의 말들이 쏟아졌다.
특히 김홍걸 부위원장은 CBS라디오에 나와 “연대를 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줘서 특히 수도권에서는 많은 의석을 잃게 된다”며 “말로는 스스로를 야당이라고 부르면서 여당을 도와주니까 이적행위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원색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국민의당뿐 아니라 정의당과의 연대 논의도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누구 표 보태주려고 나선 거 아냐”=국민의당은 “무능한 야당을 대체하는 선거”라고 맞서고 있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분열세력’ 주장에 대해 “김 대표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우리 당 후보들을 모욕 말라”며 “국민의당 후보들은 국민께 선택받기 위해 험난한 가시밭길을 마다않고 결심하고 나선 귀한 분들로, 누구에게 표를 보태주기 위해서 혹은 누구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한 분들이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정연정 배재대 교수도 “더민주가 과거에 여러 가지 야권연대를 통해서 선거패배에서 패배하지 않았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선거패배에 대해서 책임을 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서울 마포을 영등포을, 인천 남구을 등에서 자당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수도권에서 더민주 후보에게 ‘단일화’를 명목으로 후보 자리를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연대하기엔 너무 다른 두 당=더민주가 연일 야권연대를 외치는 것은 수도권 선거에서 ‘발등의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112곳 선거구 중 104곳에서 복수의 야당 후보가 출마했다. 19대 총선 당시 수도권에서는 5%포인트 안팎의 박빙 경쟁이 벌어진 32곳이었다. 20대 총선에서 8% 안팎의 정당 지지율을 갖고 있는 국민의당 후보가 완주하면, 더민주 입장에서는 수도권 참패 가능성이 큰 셈이다.
반면 ‘제 3정당’을 노리는 국민의당은 더민주와 이해 관계가 전혀 다르다. 국민의당은 호남과 비례대표에서 선전해야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수를 얻을 수 있다.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해서는 정당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데, 지역구 후보가 끝까지 완주해야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유권자들은 지역구 후보와 정당투표를 ‘연동’해서 찍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서로를 꺾어야하는 ‘경쟁자’가 되면서, 당과 후보뿐 아니라 지지층 간의 ‘이질성’도 크다는 점도 연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이슈분석]야권연대 VS 야당대체 대충돌
입력 2016-03-28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