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일성 생일 태양절(4월15일) 핵실험설 모락모락

입력 2016-03-28 16:09

북한이 조만간 5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노골적인 대남 위협을 지속하고 있어서다. 김일성 주석 생일인 다음달 15일 또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둔 4월 말에서 5월 초에 고강도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최근 공개 활동과 북한 당·정·군 기관들의 대남 위협 언사만 봐도 이런 우려는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과 소형화된 핵탄두,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돌입 시험, 고체연료 미사일 엔진 시험을 잇달아 실시하며 실질적인 핵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한을 핵으로 공격하거나 청와대 등을 직접 공격하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김 제1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단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을 보도하면서 “해외 침략무력이 투입되는 적 지역 항구들을 타격하는 가상의 내용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유사시 미군의 증원 병력과 물자가 도착하는 남측 항구를 핵으로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등 우리 정부기관을 방사포로 타격하겠다는 위협도 이어졌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함께 장사정포 공격 능력 진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이 실제 도발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북한은 전략적 도발 직전에 온건한 대외 메시지를 보내는 ‘기만책’을 써왔기 때문이다. 김 제1비서는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연설과 올해 신년사에서 ‘핵’이란 단어를 전혀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때문에 남한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은 올해 핵개발보단 경제 발전에 주력할 것’이라고 오판하도록 유도했다. 지금의 강경 발언은 대내외용 ‘말 폭탄’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혼란이 빚어지는 것은 김 제1비서가 국제적 흐름을 읽어 ‘예측 가능’했던 선대(先代)와 달리 ‘우물 안’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안보리 결의 등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반발해 오히려 5차 핵실험 카드를 꺼내들어 충돌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 간부들이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직후 이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은밀히 ‘구명 활동’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군 관련 활동에만 주력하던 김 제1비서는 모처럼 민생 챙기기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비서가 아내인 이설주와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과 함께 ‘미래상점’과 ‘종합봉사기지’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비서는 미래상점에서 “우리가 만든 화장품, 일용품, 전자제품, 식료품을 비롯한 질 좋은 상품들이 꽉 차있는 것을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