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완전한 사육' 현실로, 23세 명문대생 여중생 2년간 감금

입력 2016-03-28 15:59
일본 NHK방송이 보도한 여중생을 납치한 23세 남성. 사진=NHK방송

일본에서 2년 전 행방불명됐던 1학년 여중생이 그동안 명문대 남학생에 의해 감금돼왔던 것으로 드러나 일본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여학생이 탈출한 뒤 남학생은 자살을 시도했다. 일본에서는 ‘완전한 사육’ 등 여성을 감금하는 것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아 이에 영향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과 NHK방송 등은 28일 일본 경찰이 2014년 3월 사이타마현 아사카시에 살던 여학생(현 15세·유괴 당시 중1)을 유괴·감금한 혐의로 전날 데라우치(23)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데라우치는 시즈오카현 이토시 거리에서 흉기로 자신의 목을 찔러 피를 흘리고 있는 상태에서 발견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2년 전 사이타마에서 차로 중1 여학생을 납치한 뒤 도쿄도 나카노구의 자신의 집에 감금해왔다. 하지만 데라우치는 전날 휴대전화를 사러가면서 평소와 달리 바깥에서 방에 자물쇠를 채우지 않았고, 여학생이 집을 탈출해 경찰에 유괴 사실을 신고했다. 여학생은 부모에게 인계돼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여학생은 “집 근처에서 모르는 남자가 자동차에 태워 강제로 어디론가 데려갔다”며 “언제나 남자의 감시하에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여학생은 유괴된 직후 집 우편함에서 “찾지 말아주길”이라고 쓰인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한달 뒤에는 본인의 이름으로 “잘 지내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가 배달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의 집은 나카노구 히가시나카노역에서 300m에 있는 주택가에 위치한 지은 지 30년 이상 된 단신자 전용 3층 건물에 있다. 이 남성은 일본의 대학순위 10위권내인 국립 지바대학을 최근 졸업했으며 컴퓨터 분야를 전공했다. 그는 취직에 성공해 다음달부터 소방설비 회사에 출근할 예정이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