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나요?…크리스천의 사랑이란

입력 2016-03-28 11:17 수정 2016-03-28 11:22
따뜻한 봄, 바다와 초록물고기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SNS 상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메일링과 SNS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김재화의 말글레터'가 28일 이 이야기를 전하며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깡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청년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청년은 시원시원한 성격에 기운도 넘쳐나고, 어른께 공경하며 섬세한 감성까지 지닌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재목이었습니다.

도시에서 괜찮은 대학까지 졸업한 킹카 중의 킹가였지만 결혼 적령기가 지나도록 장가를 못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청년은 어느 날부터 컴퓨터를 장만해 인터넷 카페 활동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본인이 농촌에서 농사일하는 모습, 시골 사는 즐거움 등을 가식 없이 올렸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자신의 포스팅 물에 댓글을 잘 달아주는 한 도시 여자와 이메일을 주고 받게 됐습니다.

청년은 '바다', 여자는 '초록물고기'라는 카페 닉네임으로 불렸습니다.

초록물고기는 도시 여자답지 않게 농촌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바다와 초록물고기는 수백 통이 넘는 이메일을 주고받았습니다.


어느덧 바다는 초록물고기를 향해 애틋한 핑크빛 사랑이 싹텄고 "우리 이메일을 1000통 주고 받을 때 꼭 한번 만나요"라는 프로포즈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1000통이 가까워지자 초록물고기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초록물고기가 갑자기 소극적으로 움츠려 드는 모습을 보일수록 바다는 더욱 애가 탔습니다.

급기야 초록물고기의 답장이 오지 않게 되고 바다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대학 졸업 후 농촌을 지키고자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시골에 정착한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1000번째 이메일이 날아갔고 초록물고기에게서 만나자는 답메일이 왔습니다.


초록물고기는 "바다님 그동안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녀는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하고 얼굴에 화상까지 입어 바다를 만나기가 두려웠던 것입니다.

바다는 그토록 기다렸던 초록물고기의 소식을 받았지만 그녀의 치명적인 결점을 알고 나니 갈등이 일었습니다.

그러다가 "늘 육체보다는 영혼이 중요하다고 자부하던 나 아니던가. 지금의 내가 위선자였단 말인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은 커피숍이 아닌 외관 초등학교 교정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드디어 만남의 날, 바다는 한 시간이나 먼저 나가 기다렸습니다.

약속시간이 되자 목발을 짚고 머리에 노란 스카프를 두른 여성이 걸어오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바다는 뛰어가 초록물고기를 맞았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초록물고기는 안경과 스카프를 벗고 목발도 옆으로 치웠습니다.

초록물고기는 얼굴에 흉터 하나 없고 이목구비가 또렸한 미인이었습니다.

그녀는 "놀라셨죠? 첨부터 속이려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라며 "다만 내 영혼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제 이 초록물고기가 당신, 바다에서 맘껏 헤엄쳐도 될까요?"라고 말했습니다.

바다는 초록물고기를 살포시 안았습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정한 사랑에 감동이 밀려온다" "역시 진정한 사랑은 마음이다"며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응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편 매주 2회씩 발송되는 ‘김재화의 말글레터’는 이메일 편지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는 글들을 모아 독자와 저자가 함께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