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식이섬유 지나치게 섭취하면 성장 장애"

입력 2016-03-28 10:58
50대 이상 국민 3명 중 1명이 식이섬유를 불필요하게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 60만명가량은 식이섬유를 충분섭취량 이상 섭취, 성장 장애·설사 등 건강상 손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진수 교수는 28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낸 ‘2015년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세 이하 어린이의 3.7∼8.6%(약 60만명)가 식이섬유를 충분섭취량 이상으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참 자라는 어린이가 식이섬유를 과량 섭취하면 칼슘의 체내 흡수가 줄어 키가 덜 자라는 등 성장 장애와 설사, 복부 팽만 등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조사 연도 2013년) 결과에 따르면 식이섬유의 충분섭취량 이상 섭취율은 50∼64세에서 37.8%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65∼74세 노인(33.5%), 75세 이상 노인(31%), 30∼40대(21%), 20대(10.8%), 15∼18세(8.6%), 1∼2세(6.5%), 12∼14세(6.1%), 9∼11세(5.5%), 6∼8세(4.6%), 3∼5세(3.7%) 순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식이섬유 과다 섭취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충분섭취량은 ‘이 정도 먹으면 충분하다고 여겨져 더 이상 먹을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소비자가 흔히 알고 있는 권장섭취량과는 개념이 다르다.

한국소비자원도 “식이섬유의 과다 섭취는 지나친 가스 생산·복통 유발 또는 악화, 비타민·미네랄·단백질의 흡수 저해 등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린이가 식이섬유를 충분섭취량 이상 섭취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문 교수는 “2세 미만의 어린이에겐 일반적인 이유식과 식사에 포함된 식이섬유의 양만으로도 충분하므로 식이섬유를 따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 국민의 통상적인 세 끼 음식 안엔 식이섬유가 충분히 들어 있으므로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한 식이섬유 부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