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을 뽑는 4·13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정치 뉴스가 참 많다. 계파 갈등 속에서 정치인들의 언행들이 연일 보도되고, 국민들은 이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실 선거 초반에만 해도 각 당은 주요 의제를 선점하면서 정책대결에 나설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어느 새 정책 뉴스는 사라지고 갈등만 부각되어 정치면을 차지하고 있다. 곧 본선거가 시작되는 지금, 선거 초반의 주요 의제 중에 하나였던 ‘청년’, 그 중에서도 ‘청년 정치’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최근 각 당의 비례대표 명단이 발표됐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오디션’ 방식으로 청년비례대표를 뽑아 당선권에 배치했으며, 그 결과 김광진·장하나 의원이 4년간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청년비례대표 선출 과정은 여러 논란을 일으키며 실망감을 안겨줬다. 몇몇의 청년비례후보들이 배제되고, 자진사퇴 하는 등의 논란 끝에 16번과 24번을 받았다. 현재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보면 아무래도 당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와 다르게 당선권인 7번에 청년을 배치했다. 외관상 청년을 전진 배치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도 논란이 있다! 그 동안 새누리당 청년조직에서 활동했던 여러 당원들은 탈락되고, 공관위원과 관계가 얽힌 청년이 7번을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일보의 청년 기고를 통해 이미 자당의 청년에게 비판 받기도 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배심원단에서도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자당의 청년위원회가 인정하지 않는 청년비례대표가 국회에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까?
국민의당도 새누리당과 같은 7번에 청년 창업가를 배치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7번은 당선권과 거리가 상당하다. 그 동안 청춘콘서트 등을 통해 청년들을 만나왔던 안철수 대표가 생색내기에 불과한 순번에 청년을 배치하다니, 이는 그가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낡은 정치’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닌가?
[청년기고] 청년과 미래, 그리고 정의당의 선택 - 정의당 청년선거대책본부 공보팀장 황전택(31)
이처럼 정당이 청년을 대하는 방식들을 보면, 청년에 대한 그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청년의 표를 얻기 위해 선심 쓰듯 몇 자리의 비례대표(그것도 당선 가능성이 낮은)에 배정하는 것은 청년을 소모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세워진 청년 국회의원이 다른 정치인들과 동등하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전개를 이미 청년들은 예상하고 있으니 각 정당이 하는 말도, 행동도 더 이상 신뢰가 가지 않고 지지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는 것이다.
이 와중에 정의당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의당의 이번 비례대표 명단에는 청년비례가 없다. 이에 대해 논의가 오고갔지만 최종 결론은 청년비례를 넣지 않는 것이었다. 이는 여타 정당들처럼 청년비례로 생색내기보다 ‘청년 정치’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눈앞의 선거에 매여 청년을 ‘소비’하고 마는 정당이 아니라, 분명한 비전아래 다음 세대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정당이란? 이런 고민에서 시작한 정의당의 첫 걸음이 바로 청년 후보단 ‘종결자들’이다.
종결자들은 만 35세 이하의 청년들로, 전국의 7곳에 출마했다. 4개의 원내 정당 중 가장 많은 청년(만 35세 이하 기준)을 공천했다. 그러나 4번을 달고 각 지역구에 나선 청년 후보들의 당선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선거를 치르고 있는 청년 후보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왜, 직접 선거에 나섰는가? 바로 이 부분이 7인의 청년 후보들과 그들을 공천한 정의당을 눈 여겨 봐야 하는 이유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김광진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자신의 경선 탈락이 ‘청년정치의 한계가 아니라 김광진 개인의 역량 문제’라고 했다. 긴 시간 지역구를 다져온 경쟁자와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도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김광진 개인의 역량이 훌륭했기에 그 정도 싸움이 가능했던 것이다. 김광진이 아닌 다른 청년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정치 경험이 적고 훈련도 되지 않은 청년에게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당장의 청년 국회의원 1명을 만드는 것보다, ‘이곳에서 성장 할 수 있다’는 신뢰 속에서 실제적인 기회를 통해 정치인으로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는 정당이 바로 정의당이다. 그래서 지난 청년 비전발표회에서 발표한 청년 정치인 육성 플랜에 따라 청년 후보단 ‘종결자들’이 출범한 것이다. 선거에 나선 청년 후보들은 유권자들을 만나 따끔한 소리도 듣고, 삶의 애환이 담긴 호소도 들으며 성장하는 중이다.
이에 앞서 정의당은 작년부터 정치의 기초 소양을 쌓을 수 있는 ‘미래리더십스쿨’을 시작했고, 올해에는 ‘총선참모스쿨’을 통해 선거 참모 지망생들의 정치 역량을 강화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수료한 청년 당원들은 청년후보단을 비롯한 여러 정의당 후보들의 선거 캠프에 합류해 함께 선거를 치르며 정치를 좀 더 알아가고 있다. 필자 역시 위의 두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후 현재의 직책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카메라 앞에 청년을 세우고, 언론에 이런 저런 수식어를 붙여 내보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쉬운 선택이며 미래 세대의 주역인 청년을 과거의 방식으로 소모하는 것에 불과하다. 물론 정의당의 방법들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미흡한 부분들을 보완해가면서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열렸던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는 정의당 국회의원의 보좌진 20%를 정의당의 청년당원 및 당직자에게 배정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정의당은 오늘과 치열하게 싸우면서 이미,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를 향한 정의당의 선택들이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궁금해진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도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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