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최경환이 떠난 뒤 인사적체 다시 심해진 기재부. 아! 옛날이여~

입력 2016-03-27 17:23
기획재정부 구성원들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빈자리를 실감하고 있다. 인사 적체가 다시 시작됐기 때문이다. 기재부 고위직 공무원은 더 이상 승진을 못하고 결국 옷을 벗어야 하는 건 아닌지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 전 부총리가 기재부 장관을 맡을 당시 ‘만사경통’(모든 일은 최경환을 통한다)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기재부 인사 적체 해소에 힘을 썼다. 최 전 부총리는 1급 이상 공무원 6명을 타 부처로 인사 이동할 수 있도록 해 기재부 내 인사 적체를 풀었다. 최 부총리 퇴임 이후 자리를 옮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최 부총리가 힘을 써줬다는 후문도 나왔다. 또 최 부총리는 취임 이후 기재부 안에 총 5개 과를 신설해 자리도 늘렸다.

그러나 유일호 부총리가 기재부로 온 뒤 다시 인사가 적체되기 시작했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조달청장 자리로 갈 것으로 당연시됐지만, 정양호 전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한명진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도 국무총리실 산하 조세심판원장 자리로 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 때문에 유력한 차기 관세청장 후보로 꼽히고 있는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의 인사 이동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이미 기재부 외 인사로 김낙회 관세청장 후임을 정해놨다는 소문도 나온다.

기재부 고위직 인사 적체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유 부총리는 느긋한 모습이다. 기재부 한 과장은 “유 부총리는 학자, 국회의원 출신이라서 공무원이 얼마나 인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민감한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