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겸 미국 트라이베카영화제 창립자인 로버트 드 니로(72)가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민감한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자신의 영화제에서 상영하려다 의학계의 반발로 상영을 취소키로 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에서 개최되는 이 영화제는 당초 영국의 의학박사인 앤드류 웨이크필드가 1998년에 영국의 유명 의학저널 랜싯(Lancet)에 게재한 논문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백신 처리-은폐에서 대재앙으로’를 상영하려 했다. 웨이크필드 박사의 논문은 돌 무렵 접종하는 홍역·볼거리·풍진(MMR) 복합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의학계에서 오랜 논란이 돼 왔던 주장이다. 웨이크필드는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를 직접 감독했다.
처음에 드니로도 이 영화가 논란이 있지만 상영할만하다고 옹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의학계에서 거세게 들고 일어나면서 상영 취소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자폐 유발에 대한 사회 내 토론의 장을 제공하려고 상영 방침을 정했으나 최근 며칠간의 상황을 감안하면 그런 목적을 달성키 어렵다는 판단이 들어 상영을 취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웨이크필드의 주장과 관련해 “논문이 발표된 이후 백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을 조사한 결과 백신과 자폐증 유발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일부 활동가들은 여전히 백신이 어린이에게 해를 끼친다고 옹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로버트 드 니로, 의학계 반발로 '문제작' 상영 취소결정
입력 2016-03-27 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