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집권하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충분히 인상하지 않을 경우 미군을 철수하고,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핵무장을 하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트럼프는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대가를 충분히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에 대해서도 주일미군 주둔비용을 충분히 인상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중국의 핵 위협을 받더라도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그 경우 일본이 스스로 핵무장을 하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주한미군을 비롯한 미군의 해외 주둔이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는 또 “미국이 중동에 개입하는 건 석유 때문인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으면 사우디의 원유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런 자신의 외교정책이 ‘미국 고립주의’가 아니라 ‘미국 제일주의(America First)’라고 강변했으며, “동맹국들이 미국에 돈을 내지 않으면 동맹관계를 재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내부에 난민을 위한 ‘안전지대’를 건설할 것이며, 그 비용은 독일과 중동국가들이 대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한편 이날 실시된 민주당의 3개주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알래스카주와 워싱턴주, 하와이주 모두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큰 격차로 이겼다. 클린턴 전 장관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누적 대의원 1712명 이상을 확보해 민주당 대선주자 지명에 필요한 2383명의 71.8%를 획득했다. 샌더스 의원의 누적 대의원은 1004명(42.1%)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트럼프, "한국 일본 돈 더 내지 않으면 미군 철수", 샌더스 3곳서 승리
입력 2016-03-27 12:25 수정 2016-03-27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