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경 독서광 윤종환 상경 국민일보 신춘문예에서 3위 입상

입력 2016-03-26 17:44 수정 2016-03-27 17:23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의무경찰로 근무 중인 윤종환 상경(21)이 최근 국민일보와 한국기독교문화예술총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제8회 신춘문예(신앙시)’ 공모에서 ‘밀알상(3위)’을 수상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13명의 당선자가 참석했지만 대부분이 오랜 기간 시나 글을 써왔던 이들로 국가에 복무중인 사람은 윤상경이 혼자였다.

이번 신춘문예 공모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교도소와 군부대 등에서 800여명이 4500여 편의 작품을 응모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윤상경은 인천해경 소속 의무경찰로써 국가 복무에 충실해야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독서를 통해 재능을 키워온 결과 입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의무경찰 재능 개발을 위해 청사 내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며 “윤상경은 의무경찰 사이에서 도서관을 수시로 드나드는 독서광으로 유명했다”고 말했다.

윤 상경은 “일과를 마치고 쉬는 시간에도 틈틈이 책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웠다”며 “가슴을 울리는 훌륭한 시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상경은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에 재학 중 입대했다. 입대 전에는 각종 문학 글짓기 대회에서 100여 차례 이상 수상하고, 인문학 분야에서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인천해경은 해양이라는 특수 환경에서도 의무경찰들이 자기 재능을 키워나갈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그의 작품 ‘낙타’를 소개한다.

“낙타의 눈에 물병자리가 맺혔다/사막에선 보기 힘든 별자리/그의 눈망울에 정수(淨水)가 고였다/모래 위를 걷느라 더러워진 내 발/냄새를 맡고 모기들이 들러붙었고/발등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그때 푹, 고개를 숙인 낙타/양쪽 발을 덩그러니 쳐다보는 두 눈/그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젖은 수건 쥐어짜듯 눈동자에 힘주어/눈물로 내 발을 씻어주었다/그리고 살며시 갖다 댄 오른쪽 볼/짧은 털로 물기를 닦아주고/입김 불어 발가락 사이마저 말려주었다/여행길에 지친 소년의 발이/별과 하늘과 그의 눈과/나란히 길 위에 서는 밤이다//

낙타는 묵묵히 길을 걸었다/그의 등 위에 올라탄 나는/선인장처럼 움직일 수 없었고/목에 손을 얹을 뿐이었다/발등이 깨끗해진 나의 눈에도/어느덧 물병자리가 맺혀있다//(낙타 전문)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