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어떤 모습일까. 음악만, 그림만 모아 둔 공연장이나 미술관이 아닌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공간.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한 공간에 있다. 설레는 그 공간의 리더가 바로 ‘사이’의 김시온 대표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시온 대표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직장생활을 엔씨소프트에서 하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문화예술 분야의 많은 지인들과 연대하며 2013년 봄 서울 양재동에 처음 ‘사이’를 시작해 2014년 성수동에 둥지를 틀었다.
김시온 대표는 25일 오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사이, 아트와 엔터테인먼트 사이, 아티스트와 관객 사이, 아티스트와 기업 사이 등의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Have Taste’라는 말을 요즘 자주 한다”며 “이 옷도 입어보고 저 옷도 입어봐야 어떤 옷이 자신에게 맞는지 알고 음식도 다양하게 먹어봐야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찾을 수 있다. 사이를 통해 예술적인 취향이 심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이의 공간에 들어가면 벽에는 다양한 색감의 페인팅이 돼 있다. 여기에 DJ가 음악을 선사하고, 클래식 악기와 현대 음악이 조화를 이룬다. 무용가는 그런 음악과 배경으로 역동적인 춤사위를 펼친다.
김시온 대표는 “미디어 아트,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복합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공간이자 아티스트 그룹이 사이”라며 “대중들이 취향을 갖게 되면 콘텐츠의 소비로 이어지고 그러면 예술가들의 생계도 좋아진다. 그런 선순환의 노력을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예술의 선순환을 이끌어내려는 아티스트 조합 ‘사이’. 아티스트들에게는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지만 분야가 다른 이들끼리 서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연구실과 같은 역할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이’ 이후에 또 다른 새로운 조합을 꿈꾸고 있었다.
김시온 대표의 지인들은 그에게 문화재단이나 대기업의 문화사업단에서 할 규모의 일을 혼자 감당하고 있다고 했단다. 혼자 어떻게 이렇게 매달 다양한 무대를 꾸밀 수 있을까. 그의 무한동력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는 “아버지가 선교사님이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중국으로 가셨다”며 “선교사도 미지의 땅에 복음을 전파하는 복음의 개척자라고 본다. 저는 예술분야의 개척자인 듯 하다”고 밝혔다. 김시온 대표의 남동생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온누리교회 전도사로 사역을 하고 있다.
“나는 하나님에게 어떤 존재일까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라고 말하는 김시온 대표는 “사이를 하겠다고 계획하지 않았지만 여기까지 잘 이끌어주셨다. 순간순간마다는 주시는 마음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