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치노가 이병헌에게 “괜찮다. 다시 하면 된다” 사건의 진실 추적 퍼즐 맞추는 범죄 스릴러

입력 2016-03-25 17:36
이병헌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할리우드 범죄 스릴러 ‘미스컨덕트’(감독 시모사와 신타로)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25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렸다. 알파치노와 안소니 홉킨스가 생애 첫 스크린 대결을 벌인 것 못지않게 이병헌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렸다.

홉킨스는 재력과 명성 뒤에 비밀을 감춘 재벌기업 회장 아서 데닝을 연기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가다가 마는 건 너무 가느니만 못하지”라며 시종일관 품격 있는 태도를 보였다. 알파치노는 복수를 위해 전쟁을 시작한 대형 로펌 CEO 찰스 에이브람스로 나와 “난 이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어”라며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데닝을 상대로 위험한 소송에 도박을 건 변호사 벤 케이힐로 출연한 조쉬 더하멜은 “누구 짓인지 감은 오는데 증거가 필요해”라며 사건의 중심에 선다. 이병헌은 의뢰를 받고 사건을 해결하는 히트맨을 맡았다. “이게 네가 하는 짓과 뭐가 다르지?”라며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묻는다.

영화는 소송을 둘러싼 네 남자의 거래 뒤에 숨겨진 추악한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가장 존경하는 배우 중 한 명인 알파치노와 연기해서 영광”이라는 이병헌은 알파치노에 주눅들지 않는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는 둘이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장면이다. 이병헌은 “촬영 전에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숨이 멎을 정도로 긴장됐다. 그런데 카메라가 돌아가는 도중에 알파치노가 ‘괜찮다, 다시 하면 된다’고 말해줘서 안정을 찾고 다시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더했다. 물고 물리는 사건 속에서도 여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무엇인지 퍼즐을 맞춰가는 전개가 스릴 넘쳤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인 중에서는 처음으로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이병헌의 영어대사도 수준급이었다. 오토바이 질주 장면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히 세계적인 스타의 캐릭터를 유감없이 보여준 영화다. 3월 30일 개봉. 15세 관람가. 105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