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한국 근대 대표 소설가이자 여류문인인 최정희(1912~90) 작가의 자료를 기증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재단은 올 초 최 작가가 소장하고 있던 도서 130여권을 유족의 무상 기증 동의를 얻은 후 책이 보관돼 있던 일본에서 직접 인수해왔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표적 근대 여성작가로 손꼽히는 최정희는 사회 현실 중에서도 여성들의 삶에 주목한 작가로 대한민국예술원상, 3·1문화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최 작가는 소설을 통해 여성성의 문제를 매우 세심하게 다룬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으로 소설 ‘지맥’(1939) ‘인간사’(1960), 단편집 ‘천맥’ ‘풍류잡히는 마을’ 등이 있다.
문학관이 기증받은 도서는 모두 최정희 작가가 직접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총 133권이다. 기증받은 책들은 문학, 역사, 종교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있어 생전 최정희 작가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들에는 작가의 친필 메모 및 그림이 곳곳에 들어 있으며, 상당수의 책들이 저자가 직접 서명해 최정희 작가에게 건넨 사인본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전문가들은 “최정희의 창작 원천과 작가 의식은 물론 작가 개인의 교우관계나 인간관계까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제강점기의 한국 근대문학은 한국전쟁과 냉전논리 속에서 많은 자료들이 제대로 보전되지 못했다. 특히 작가 관련 유품이나 도서들이 무관심 속에서 멸실된 현실에서 이번 한국근대문학관의 최정희 자료 수증은 작가가 평생 소중히 아끼던 도서를 기증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성과라는 것이다.
기증된 최정희 자료는 야나기하라 야스코(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모임 대표)씨, 오오무라 마스오 와세다대학 명예교수, 심원섭 도쿄대학 특임교수 등의 도움으로 문학관에 기증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은 “기증된 최정희 자료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한국근대문학관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인천이 국립한국문학관을 유치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여류작가 최정희 소장도서 130여권, 일본에서 발굴해 한국근대문학관에 기증
입력 2016-03-25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