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왜 울려" 강남 일대에서 보복운전한 외국인 잇달아 입건

입력 2016-03-25 12:00
차로 변경이나 끼어들기를 하면서 상대 차가 양보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복운전을 한 외국인들이 잇달아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의 4차로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전모(32)씨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차가 갑자기 끼어들자 경적을 울렸다. 그러자 상대 차는 전씨의 차를 앞지른 뒤 세 차례 급제동을 하며 전씨를 위협했다. 두 차 사이의 간격은 1m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고는 멈춰 서 차문을 열고 전씨를 향해 10여초 가량 욕설을 했다. 해당 차에는 사우디인 A씨(20)가 타고 있었다.

비슷한 일은 자동차전용도로인 올림픽대로에서도 있었다. 지난달 27일 홍모(40·여)씨는 성수대교 남단을 지나던 중 자신의 차 앞으로 갑자기 다른 차가 끼어들자 경적을 울렸다. 끼어든 차에 타고 있던 이탈리아인 C씨(37)는 창문을 열고 삿대질을 한 뒤 차를 멈췄다. 곧이어 도로로 걸어 나온 C씨는 홍씨의 차 앞에서 험악한 표정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도로 한 가운데 차를 세우고 항의하던 그는 이후에도 2개 차로를 연달아 변경하며 난폭운전을 했다.

지난 9일 강남구 가로수길에서 운전하던 타이완 국적의 L씨(25) 역시 상대 차가 양보해 주지 않는다며 보복운전을 했다. 상대 차를 추월해 급제동을 한 뒤 문을 열고 나와 항의했다. 이 때문에 주변 차들도 급정거해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들을 특수협박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 한 가운데 멈춰 일부러 급제동을 하는 행위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차량 블랙박스가 결정적 증거가 되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