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정의를 가르칠수 없게됐다”

입력 2016-03-24 21:09

이재오 의원은 2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길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생각지도 않게 등떠밀려 벼랑끝까지 왔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가게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공천학살을 당한 지난 9일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과거 민주화운동 시절 10여년 옥고를 치를 때보다 더 심각한 고뇌에 빠졌다"며 "지난 며칠간 지금껏 살아온 내 삶의 총체적 반성과 성찰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이 의원은 "우리는 18대, 19대 공천에 아픈 기억 갖고 있다. 이제는 그 기억에서 벗어나 새로운 당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1년여 동안 토론과 토론을 거쳐 국민에 의한 상향식 공천 제도를 당헌당규에 명시했다. 그런데 이번 공천으로 이 피나는 노력 무참히 사라지고, 당의 모습은 허수아비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뜻 있는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권력의 부끄러운 모습 보여줬고,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정의를 제대로 가르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비판을 두려워하고, 비판을 봉쇄하고 부정한 권력의 줄세우기에 여념이 없다"며 "저는 그것에 저항하고 분명한 제 목소리로 비판했다. 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물러나지만 정의로운 국민은 물러나지 않는단 것은 긴 세월 민주화운동 하면서 체화된 제 삶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 새누리당 서울시당에 탈당신고서를 공식 제출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