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5곳 무공천, 회의 안 열겠다" 옥새투쟁 선언

입력 2016-03-24 16:05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4일 “서울 은평을, 송파을, 대구 동갑, 동을, 달성 등 5곳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대해서 의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결이 보류된 다섯 곳에 대해서는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고도 했다.

김 대표가 사상 초유의 ‘옥새 투쟁’을 선언한 것이다. 사실상 총선에서 5개 지역구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유승민 의원 지역구도 포함돼 있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도 해석된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힌 뒤 “이를 위해서 지금부터 후보 등록이 끝나는 내일(25일)까지 최고위를 열지 않겠다”고 했다. 김 대표가 무공천을 선언한 5개 지역은 이재오 유승민 의원이 공천 심사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서울 은평을, 송파을, 대구 동갑·을과 대구 달성군이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을 살아있는 정당, 건강하고 활기찬 정당으로 만드는 길이 무엇인지 많은 분께 묻고 또 저 자신에게 물었다”며 “그 결과 잘못된 공천을 최소한이나마 바로잡아서 국민께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공관위를 향해 “공천 과정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 정도로 갔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 수없이 생겼다”며 “당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를 안 아낀 동지들이 당과 멀어졌다. 국민 공천제를 통해 막고자 했던 탈당, 당 분열이 되풀이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공관위는 서울 은평을에 유재길 새은평미래연대 대표, 대구 동을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서울 송파을에 유영하 전 인권위 상임위원, 대구 동갑에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 대구 달성군에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을 단수 추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특히 전날 유승민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 “당을 떠난 동지들이 남긴 ‘정의’, ‘민주주의가 아니다’, ‘사천’ ‘밀실 공천’에 불복하겠단 말이 가슴에 비수로 꽂힌다”며 “당 공천행위가 법의 심판 받게 된 것도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번 결정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게 쏟아지는 어떤 비판, 비난, 무거운 짐은 다 감수하겠다”며 “국민, 당원 동지 여러분 부디 제 결정을 이해해주시고 새누리당에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죄송한 건 이 결정을 내려서 발표하기 전에 최고위와 만나서 상의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점 최고위원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옥새 투쟁’에 친박계는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