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부모에 의해 숨져 암매장된 안모(당시 4살)양은 친모 한모(36)씨의 편집증(망상장애)이 부른 비극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는 한씨가 남긴 일기형식의 메모장에서 남편에 대한 집착을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다수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청원경찰서 곽재표 수사과장은 “아이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해 아동의 친모가 남긴 메모를 살펴본 결과 집착과 의심 등 편집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에게 가혹행위를 당한 안양이 계부에게 의지를 하는 모습을 보이자 아이가 계부를 유혹하려는 것 아니냐는 망상에 사로잡혔다”고 밝혔다.
곽 과장은 “메모장에는 남편 증오와 가정을 파괴했다는 얘기가 많이 담겼다”며 “한씨의 정신병력 진료기록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은 2011년 12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갇히는 등 가혹행위를 당해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암매장됐다.
경찰 조사 결과 계부 안모(38)씨는 12월 20일쯤 아내 한씨의 가혹행위로 안양이 숨지자 집 베란다에 나흘간 놔뒀다가 24일 진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안씨가 암매장한 안양의 시신을 찾기 위해 25일 대대적인 3차 수색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경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안씨의 혐의는 사체유기와 아동복지법 위반이다. 안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한씨는 폭행치사죄에 해당하지만 이미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한씨는 지난 18일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모두 내 잘못이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의붓딸의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사체유기)로 남편 안씨를 지난 20일 구속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청주 네살딸 암매장 "망상장애가 부른 비극"
입력 2016-03-24 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