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 던진 총선 의제… “20대는 경제”

입력 2016-03-24 14:50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경제 심판론’을 제기하며 총선 의제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경제 민주화’ 카드도 또다시 꺼내들었다. 비례대표 공천 파동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봉합하면서 국면 전환까지 이루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후보 등록 첫날인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는 ‘경제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박근혜정부의 경제 실패를 심판하고, 새누리당 정권의 잃어버린 8년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더민주가 승리해야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 민주화’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김 대표는 “불평등 해소와 ‘더불어 잘사는 경제’는 지난 대선 때 여야 후보가 한목소리로 약속하면서 사회적 합의가 끝난 문제”라고 지적한 뒤 “박근혜정부는 이 문제를 철저히 외면했다”고 평가했다. “‘잃어버린 경제 8년’이 일본처럼 ‘잃어버린 경제 20년’이 될까 두렵다”면서 “박근혜정부의 경제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도 했다.

새누리당을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집권 세력이 적반하장으로 ‘야당 심판론’을 제기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새누리당 정권 8년의 경제실패는 의석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많아서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새누리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의석이 아니라 더 높은 책임감이다. ‘무능한 경제’를 대신할 새로운 경제의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한 내분을 초래한 공천 과정에 대해서는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국민만 믿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명실상부한 국민공천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더민주는 경제를 살릴 능력과 의지가 있고 사람과 정책이 준비된 유일한 정당이다. 강력한 야당,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회견이 끝난 뒤엔 총선 후보 공천장 수여식이 열렸다. 선대위 공동부위원장에는 김진표 전 의원과 최근 새누리당에서 당적을 옮긴 진영 의원이 임명됐다. 김 전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경제통’이며, 진 의원은 박근혜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돼 연금개혁을 주도한 인물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들 두 사람을 선대위 부위원장에 임명한 것과 관련해 “이번 선거를 경제 선거로 치러 경제 민주화와 우리 당의 복지공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문제는 경제야, 잃어버린 8년 심판!’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다.

한편 김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인지 묻는 기자들 질문에는 “생각을 좀 해봐야 된다”고만 답했다. 그는 ‘야권의 심장부’인 26~27일 광주와 전남 지역을 방문해 호남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27일 있을 중앙선대위 출범식도 광주에서 열기로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