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크 독일 대통령 중국 상하이에서 ‘공산주의’ 비난… “부당하게 국민을 침묵시켰다”

입력 2016-03-24 14:58

동독 민주화에 앞장섰던 인권운동가 출신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작심한 듯 중국에서 공산주의를 비판했다. 지금까지 중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 지도자가 경제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벼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 도이치벨레는 가우크 대통령이 중국 방문에 앞서 인권과 언론자유에 우려를 표명하라는 독일 여론의 압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은 침묵을 지켰다.

24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우크 대통령은 전날 상하이 퉁지대 강연에서 “공산 통치 시절 동독에서 대부분 사람은 행복하지도, 자유롭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시스템은 합법성이 결여돼 신뢰의 결여, 지배층과 비지배층의 불신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소련에 의지하던 동독은 국민을 침묵시키고 가뒀으며, 지도자에게 거부하는 사람은 모욕을 주고 굴복시켰다”고 회상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중국의 인권상황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구체적 사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독일은 중국의 시민사회에 관련된 최근 뉴스를 우려한다”고 했다. 이어 강연을 듣는 학생들에게 “역동적인 시민사회는 혁신적이고 유연한 사회를 의미한다”며 “학문의 자유는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해 6월 이후 중국에서 구금된 인권운동가와 변호사가 250명에 이른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물론 중국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마치고 베이징 주재 독일대사관에서 중국의 반체제 여성언론인 가오위의 변호사 2명을 접견하고 중국의 인권문제를 논의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