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가계 대출 규모 사상 최고치 기록

입력 2016-03-24 14:29
제주지역의 가계 대출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경제 동향 자료에서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가 사상 최고치인 8조2000억원으로 31.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러한 상승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주택 대출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지역 가계대출 상승률은 2013년 10.7%에서 2014년 16.4%로 증가했다.

특히 예금은행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차주별로는 고신용등급, 1억원 이상 거액대출, 다중채무자, 30~50대가 가계대출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2014년 이후에는 30~50대 연령층의 중신용등급 대출이 큰 폭으로 늘고, 여성의 대출비중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주당 가계대출액은 6139만원으로 전국 평균(6878만원) 보다 낮지만 증가속도가 너무 빨라 가계의 상환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제주지역의 대출 증가속도와 규모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우려할 만한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질적 측면에서도 담보가 없거나 담보가치 산정이 어려운 기타대출의 비중이 높아 향후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또 제주지역의 경우 지역소득을 감안한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32.3%)로 높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분류가 되지 않아 분석에서 빠진 카드사용액과 비영리법인 대출을 포함할 경우 이 비율은 위험 임계치를 훨씬 초과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제주지역 금융기관들은 지역 내 가계대출에 내재된 잠재리스크에 유의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채무자들도 금리충격에 대비해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차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