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직업 중 콘크리트공이나 정육·도축원, 청원 경찰, 조세행정사무원, 경리사무원 등이 인공지능(AI) 발달 등에 따라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전문직에 해당하는 손해사정인이나 일반의사, 관제사 등도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4일 우리나라 주요 직업 400여개 중 AI와 로봇기술 등을 활용한 자동화로 직무가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미래 기술 영향을 연구하는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가 제안한 분석 모형(2013년)을 활용해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콘크리트공, 정육원 및 도축원,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경리사무원, 환경미화원, 세탁 관련 기계조작원, 택배원 등이 대체확률 순위 10위에 들어갔다. 고용정보원은 이들 직업은 대체로 업무가 단순 반복적이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적은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전문직으로 분류돼 온 손해사정인이나 일반의사, 관제사 등도 직무 대체 가능성 100위권 내에 들어가 상대적으로 대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체 가능성이 낮은 직업으로는 화가 및 조각가, 사진작가 및 사진사, 작가 및 관련 전문가, 지휘자·작곡가 및 연주자, 애니메이터 및 문화가 등 감성에 기초한 예술 관련 직업들이 꼽혔다. 청소년이나 학부모 등의 선호도가 높은 연예인이나 스포츠매니저(313위), 판사·검사(306위), 전문의사(338위), 변호사(279위) 등도 상대적으로 대체 확률이 낮은 직업으로 분류됐다.
분석을 맡은 박가열 연구위원은 “올 초 다보스포럼의 ‘직업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후 자동화 직무 대체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여 담당하게 될 직무 영역이 어디까지인지를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의 열매를 사회 전체가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에 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직무대체 위협 근로자들이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직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게 국가 수준의 생애진로개발 전문가 양성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인공지능 시대에 위협받는 직업들, 국내 어떤 직업이 가장 먼저 사라질까
입력 2016-03-2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