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기업인 트럼프에 월가 왜 공포?

입력 2016-03-24 11:28
지난해 8월 뉴햄프셔주의 한 지지자 모임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저서를 들고 얘기하고 있다.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뉴욕 퀸스 출신으로 회사 본사도 뉴욕 맨해턴에 있다. 대표적인 뉴욕 기업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개발이 금융사들을 끼고 하는 사업이어서 월가의 은행가들과 친분이 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가 승승장구하자 월가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왜 일까?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은행가와 금융사 간부들의 말을 인용, 월가에 트럼프는 “예측하기 힘들고 공격적인”인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월가 금융가들은 공화당 정부든 민주당 정부든 상관없이 ‘예측가능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트럼프가 이러한 자질을 가졌는 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월가의 주요 세력인 헤지펀드 매니저들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도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8월 CBS방송의 시사대담프로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 “그들은 엄청난 수익을 올리지만 세금은 내지 않는다. 어처구니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업계는 금융산업에 대한 트럼프의 인식이 정말 어떤지 단서를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월가는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통 끝에 마련한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안’에 관여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드-브랭크법안은 골드만 삭스 등 대규모 투자 및 시중은행에 대한 규제 등을 담고 있다. 금융정책 당국과 시장 사이에 긴밀하게 조율한 개혁법안을 트럼프가 ‘방해’하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베테랑 월가 금융가인 폴 싱어는 WP에 “트럼프가 억만장자라고 해서 월가와 한 팀이라는 것은 억측”이라고 말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