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예선. ‘신태용호’는 화끈한 공격축구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초로 올림픽 8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리틀 태극전사들은 부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부러움을 떨칠 기회를 잡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알제리와 두 차례(1차전 25일 오후 8시 이천종합운동장·2차전 28일 오후 7시 고양종합운동장) 평가전을 치른다. 올림픽 티켓을 확보한 신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예정이다. 신 감독의 시선은 새로 발탁한 선수들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최전방 공격수 박인혁(21·프랑크푸르트)은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U-23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했다. 재능을 맘껏 발휘하고 싶었던 박인혁은 “가슴이 쓰렸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시절 육상선수로 활약하다 4학년 때 축구부 감독의 눈에 들어 축구로 전향한 그는 졸업 후 브라질 상파울루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1년 동안 ‘삼바 축구’를 배운 박인혁은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그러나 청소년대표팀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건희, 서명원, 김신 등의 그림자에 가린 것이다.
지난해 5월 박인혁을 발탁한 신 감독은 “다양한 능력을 가진 공격수”라고 칭찬했다. 박인혁은 수비수를 괴롭히는 공격수로 유명하다. 186㎝의 키를 이용한 제공권 장악에 뛰어나고 몸놀림도 유연하다. 육상선수 출신답게 스피드도 발군이다.
최경록(21·상파울리)도 소속팀의 반대로 U-23 챔피언십에 나서지 못했다. 그에 대한 팀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키 174㎝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최경록은 불리한 신체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볼 터치 능력을 갈고닦았다. 공격 2선에서 하는 패스와 드리블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고 창의적이다. 특히 왼발 킥이 날카롭다.
최경록은 “구단을 상대로 올림픽 본선 출전을 보장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림픽 무대에 오르려면 대표팀 공격 2선에 포진한 권창훈(22·수원 삼성), 문창진(23·포항 스틸러스), 류승우(23·빌레펠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덴마크 리그 호브로 IK의 공격수 박정빈(22)은 ‘신태용호’에 처음으로 승선했다. 2010년 독일 볼프스부르크 유스팀에 입단한 박정빈은 지난 1월 카를스루에(독일)에서 호브로로 팀을 옮겼다. 그는 “(대표팀 내 입지가) 불리하지만 여기 온 게 너무 감사하다. 외국에서 배운 전방 수비, 팀을 위한 희생 등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U-23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이찬동(24·광주 FC)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과 경쟁을 할 것”이라며 “나만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 준다면 최종 엔트리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기보다 중앙 수비의 버팀목이 되도록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U-23 챔피언십 불참 아쉬움 달랜다··· 신태용호 새 얼굴들의 각오
입력 2016-03-24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