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대학생 상대 연설에서 공산주의를 작심 비판했다. 중국 언론들은 침묵을 지켰다.
24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인권운동가이자 동독의 민주화에 앞장섰던 가우크 대통령은 전날 상하이 퉁지대 강연에서 “동독 시절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하지도, 자유롭지도 않았다”면서 “모든 시스템은 합법성이 결여돼 있었고 보통 평등 비밀 선거의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는 신뢰의 결여, 즉 지배층과 비지배층 간의 불신의 문화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 소련에 의지하던 공산국가 연합의 일원으로서 동독은 국민을 침묵시키고 가뒀으며, 지도자의 뜻에 따르기를 거부하는 사람은 모욕을 주고 굴복시켰다”고 회상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또 중국의 인권 상황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중국은 최근 들어 인권 활동에 대한 탄압은 물론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가우크 대통령은 구체적 사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독일은 중국의 시민사회에 관련된 최근의 뉴스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을 향해 “역동적이고 활발한 시민 사회는 항상 혁신적이고 유연한 사회를 의미했다”면서 “학문의 자유는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가우크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중국을 방문한 외국 지도자들이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가우크 대통령은 강연에 이어 상하이 유대인 난민 기념관을 방문해 과거 나치 독일 시절에 대한 사죄도 잊지 않았다. 가우크 대통령은 앞서 22일 시진핑 주석과 회담한 당일 저녁 베이징 주재 독일대사관에서 중국의 유명 반체제 여성 언론인 가오위의 변호사 2명을 접견하고 중국의 인권 문제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가우크 독일 대통령, 중국에서 공산주의 작심 비판하다
입력 2016-03-24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