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 대상 북한 선박, 러시아 입항 거부

입력 2016-03-24 08:41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선박이 러시아 항구 입항을 거부당한 채 북한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소리(VOA)이 24일 보도했다.

북한 선박 희천호가 러시아 보스토치니 항에 입항하지 못하고 23일 북한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VOA’가 선박의 실시간 위치를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 (MarineTraffic)’ 의 지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4일 보스토치니 항에 도착했던 희천 호는 23일까지 접안을 하지 못한 상태로 항구로부터 약 1km 떨어진 바다에 머물러 왔다고 전했다.

이어 23일 새벽 3시께 뱃머리를 북한 방면으로 돌려 속도를 높인 게 확인됐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이후 서쪽으로 운항을 계속하던 희천 호는 같은 날 오전 9시40분께 블라디보스톡 앞바다에서 마지막 신호를 보낸 뒤 레이더 망에서 사라졌다.

희천 호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 호에 따라 유엔 회원국 내 입항이 금지된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 (OMM) 소속 선박 27 척 중 한 척으로, 결의 채택 직후까지만 해도 또 다른 원양해운관리회사 소속인 보통강 호와 한 차례씩 보스토치니에 입항한 뒤 북한으로 되돌아간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항해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입항을 하지 못했고, 열흘 가까이 같은 자리를 맴돌다 북한으로 되돌아갔다. 현재로선 러시아 정부가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을 위해 희천 호의 입항을 거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