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운전자들을 향한 대형 화물차 기사의 잔잔한 호소가 네티즌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 25t 탱크로리로 고속도로를 운행하면서 느낀 애환을 담담히 풀어냈다. 네티즌들은 "다함께 이용하는 도로에서 서로 배려하고 안전운전해야 한다"며 공감했다.
23일 밤 자동차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승용차 운전자분들께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25t 탱크로리를 운전하는 네티즌이 글을 올렸다.
먼저 하이패스 차로를 잘못 들어선 승용차들이 갑자기 후진하는 등 돌발행동을 해 가슴 철렁한 적이 많았다면서 뒷차를 배려해 그냥 통과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음으로 짐을 가득 실은 화물차 앞을 갑자기 끼어들거나 차로를 급하게 변경하는 승용차들이 종종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화물차가 급제동하면 실려 있는 짐이 운전석을 덮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사고 사진을 함께 올렸다. 적재함에 있던 코일이 운전석을 짓뭉개버린 장면이 담겼다.
그는 승용차 운전자들이 칼치기 등 화려한 운전기술을 뽐내는 것은 어쩔수 없지만 화물차가 설 수 있도록 안전거리를 조금만 확보해 달라고 했다.
밤길 운전을 할 때 상향등 사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화물차 운전석이 높아 상향등 불빛이 그대로 전달된다 면서 일시적 실명상태를 유발해 사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부탁을 이어가던 글쓴이는 화물차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을 의식했는지 "난폭운전·신호위반 더 하지요"라며 "법규 준수 안전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물차들의 횡포를 반성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남 탓하지 않는 화물차 기사의 부탁에 귀를 기울였다. "안전운전의 기본은 배려"라고 입을 모았다. 한 네티즌은 "부탁대로 한다면 난폭운전과 보복운전 등 분노의 질주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