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경찰이 지난 18일 검거된 살라 압데슬람(26)에 이어 또 다른 프랑스 파리 테러범인 나짐 라크라위(24) 체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지 수사당국은 22일 발생한 브뤼셀 폭탄 테러도 폭탄 전문가인 라크라위가 배후조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22일 테러 때 지벤템 국제공항에서 도주한 남성이 라크라위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라크라위는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 AFP통신과 인터넷 매체 헤비 등에 따르면 모로코계 벨기에 국적자인 라크라위의 존재는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때 발견된 폭탄에서 그의 지문이 채취되면서 존재가 드러났다. 그는 압데슬람과 비슷한 지위의 ‘총책’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1월 이후 프랑스와 벨기에 경찰이 테러범들을 검거하기 위해 수색을 벌였던 2곳의 집에서도 라크라위의 지문이 발견됐다. 가택 수색 때 경찰은 파리 테러 때 사용된 폭탄과 동일한 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TATP)를 발견하면서 라크라위가 파리 테러의 폭탄 제조범이라는데 더욱 확신했다. TATP는 ‘사탄의 어머니’라는 별칭의 TATP는 IS가 자주 사용하는 폭탄이다.
라크라위는 브뤼셀 시내의 사하르베이크 출신이다. 그는 이곳의 가톨릭 계열의 고등학교를 다녔다. NYT에 따르면 고교 재학 시 그는 전기공학을 공부했는데, 이때 습득한 전기 관련 지식으로 폭탄 장치를 만드는데 능숙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CNN에 따르면 그는 2013년에 시리아를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를 즈음해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라크라위 말고도 많은 극단주의에 빠진 무슬림들이 시리아를 여행했다는 보도가 있어왔다. 유럽의 많은 이민자 가정 출신 젊은이들은 ‘사회적 차별’ 등으로 인해 극단주의에 심취하는 경우가 많다. 취업을 하지 못하거나 돈을 벌지 못해 IS에 몸담은 뒤 월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 IS는 석유를 판 돈으로 전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해왔다.
라크라위는 또 지난해 9월에는 압데슬람과 함께 또 다시 외유를 다녔다. 이때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지대에서 가명을 써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 테러를 자행하기 2개월 전 상황으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지령’을 받기 위해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벨기에가 검거에 안간힘 쏟는 라크라위는 어떤 인물일까
입력 2016-03-24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