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3일 “공천에 대해서 당이 보여준 모습은 정의가 아니다”며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10시50분쯤 대구 동을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사에 대한 미련은 오래 전에 접었다. 그 어떤 원망도 버렸다”며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모습은 오래된 질문,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였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에 대하여 지금 이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은 정의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상식과 원칙이 아니다.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보복이다. 정의가 짓밟힌 거에 대해 저는 분노한다”고 강조했다.
정체성 논란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유 의원은 “2000년 2월 입당하던 날부터 오늘까지 당은 집이었다. 이 나라 유일한 보수당을 사랑했기에 저는 어느 위치에 있든 당을 위해 제 온몸을 던졌다”고 말했다. 2010년 전당대회 출마선언, 그리고 지난해 4월 국회 대표연설을 다시 읽어봤지만 당의 정책과 어긋난 내용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유승민계’의 공천 학살에 대해선 “결국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저와 함께한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였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나아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2항의 일부를 인용하며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다. 오늘 저는 헌법에 의지한 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 그리고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유승민 "당의 모습, 정의도 민주주의도 아니다" 탈당 선언
입력 2016-03-23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