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의 지난 1년은 쉴 틈 없이 바빴다. 영화 ‘베테랑’ ‘사도’ ‘좋아해요’가 차례대로 개봉해 좋은 성적을 냈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이방원으로 50부작을 이끌면서 흥행도 견인했다. 올해 서른으로 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에게 지난 1년은 어땠을까.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오랫동안 배우로서 꿈꿔왔지만 저에게는 오지 않을 수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큰 성취감을 가질 수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그만큼 숙제도 생긴 거겠죠. ‘베테랑’ ‘사도’ ‘육룡이 나르샤’로 이어진 이 흐름에서 굉장히 선 굵은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유아인이 너무 선 굵은 연기만 하는 것 아니냐, 센 캐릭터만 좋아하는 것 아니냐 하고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인물들은 제 번외편이거든요. 제가 제일 잘 하 수 있는 건 ‘밀회’의 선재라고 생각해요.(웃음)”
최근 연기한 인물들 가운데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를 물었다. 그는 ‘이방원’을 꼽았다. 가장 오래 연기한 인물이기도 하고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기도 했기에 그렇다. “이방원보다 더 파워풀하고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인물이 있을 수 있겠죠. 가장 다양한 면모들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입체적인 인물을 표현해낼 수 있었던 캐릭터였어요. 그게 매력적이었어요. 성과나 평과는 제 몫이 아닌 것 같고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그 과정을 제 것을오 만들 수 있었던 순간이라 좋았어요.”
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에게 계획을 물었다. 그는 “이제 쉴 것 같다”고 했다. 친구들과도 많이 만나고 제주도로 여행도 갈 생각이라고 한다.
유아인은 연기 외에도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디자인도 하고 음악 작업에도 참여한다. 유아인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왔다.
“어려운데…저는 뭘까요. (웃음) 저는 제가 한 명의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인물을 창조하고, 한 작품을 창조하는데 이바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고요. 제가 갖고 있는 것을, 제가 해석하고 포착한 세상을 제 방식대로 표현하려고 해요. 그게 옷이 될 수도 있고 그림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고요.”
그런 면에서 유아인이 생각하는 배우도 스타라기보다 크리에이터에 가깝다. “배우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접근했을 때 배우라는 일을 더 진정성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하나의 창조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면 이방원도, 조태오도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얼마나 재밌어요, 그런 인물들을 창조하는 일이. 저는 기꺼이 ‘관종(관심받기를 좋아하는 자라는 인터넷 은어)’으로서 이 세상 한 복판에 서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입대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한다. 구체적인 시기나 어디로 가는지 등 정해지지 않았다. 가장 화려한 시기에 공백을 갖게 됐다. “화려할 때 떠나는 게 전 더 좋은 것 같아요. 합리적이고 합법적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을 해야죠. 덤덤합니다.”
[사진=UAA코리아 제공]
<인터뷰 계속…>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유아인 인터뷰 <2>] '육룡이 나르샤'로 훨훨 난 유아인..."성취감 느꼈던 1년...감사했다"
입력 2016-03-23 21:34